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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n 16. 2021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일


처음에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달리기만큼 체중 감량이 좋은 운동이 없다는 말을 들었으므로 취미를 붙여보기로 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주 3회는 꼭 달리려고 한다.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내가 좋아서,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으므로.



달릴 때 휴대폰을 찰 수 있는 러닝벨트며 러닝화도 새로 구비했는데, 달리는 자세와 발 측정, 상담을 통해 내게 맞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이용해보았다. 결론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웠으며, 상담해주시는 분이 워낙에 친절하고 열정적이셔서 '일하는 자세'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달리기의 매력을 알게 된 건, 첫째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덕분이며, 둘째로는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달리는 모임은 꽤나 극단적이어서, 나처럼 아예 생초보도 있지만, 풀마라톤을 달리는 사람들도 엿볼 수 있다. 훈련을 같이 하지는 않기 때문에 뛰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볼 뿐이지만, 토요일 아침, 나는 5km도 겨우 뛸 때 20km를 쉬지 않고 뛰는 사람들을 보면 경이롭기 그지 없었다. 믿을 수 없는 것은, 저들도 나와 같이 초보로 시작했으며, 몇 년간 주 3회 꾸준히 뛴 덕분에 지금 저렇게 나는 듯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달리고 싶은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쓰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본능적인 걸까?



나와 같이 달리는 초보 러너가 다른 요일에 달리기를 나갔다가, 몽블랑 마라톤을 준비한다는 러너를 만났다고 한다. 찾아보니, 알프스 산맥을 포함하여 삼개국에 걸친 170km를 이틀 안에 달리는 어마무시하고 황홀한 코스의 마라톤으로, 아무나 참가할 수도 없고 다른 마라톤에서의 기록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듣는 순간, 너무 부럽고 멋있어서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나도 언젠가는, 꾸준히 몇 년간 이렇게 연습을 한다면, 요즘 늘 이런 생각을 한다.



대학교 1학년 때도 달리기를 했었는데, 10km 마라톤도 나갔었는데, 그때는 몰랐던 달리기의 매력을 이제야 배우고 있다. 참 인생은 오래 살아봐야 아는 일, 그리고 이것저것 새롭게 시도해보았을 때 펼쳐지는 세상이라는 게 있다. 인생의 시기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나라는 사람의 마음과 그에 상응하여 열리는 바깥 세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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