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은 Nov 08. 2021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고민중이라면

오디오 매거진 <조용한 생활> 5월호 中 생활력 편

 오늘은 <조용한 생활> 5월호 중 제현주 대표님과의 인터뷰,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왜 일할 것인가?>를 들으며 달리기를 했다. 지금이 얼마나 달리기 좋은 계절이고 날씨인지 절감하면서. 낙엽이 꽤 많이 떨어져서 꼭 불이 붙은 것 같던 나무들이 가지를 드러냈지만 여전히 구경할 재미가 있을 만큼 아름다웠다. 아닌 게 아니라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은 달리기 할 때 꽤나 을씨년스럽지는 않을지, 어떤 복장을 갖춰야 적절할지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제현주 대표님은 팟캐스트 <일상생활연구소>와 저서 <일하는 마음>를 통해 알게 되었고 좋아하게 되었는데, 일에 대한 대표님의 가치관과 태도를 본격적으로 들을 수 있는 이런 인터뷰가 올라와서 기쁘게 들었다.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이만큼 안정을 찾은 적이 없는데―그간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는 것 같다. 현 시대가 우리 세대를 그렇게 몰아가는 것도 있고, 일이란 게 삶에서 보통 중요한 게 아니니까.





1. 일을 잘하는 사람이란?

 조직 내에 자신의 일의 좌표를 알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까지 내다볼 수 있으며 이를 공유하는 사람. 함께 일하는 사람을 불안하지 않게 해주는 사람.
 무엇보다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평가가 중요하다. 



 아마 첫 직장에 취직하기 전에 들었을, 팟캐스트 <듣똑라>에서 채윤경 기자님께서 스치듯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직장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보고라고. 그때는 무슨 뜻인지 전혀 몰랐던 것을 이제는 알겠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시기(또는 주기)와 정도, 방식에 있어서 적절하고 정확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작년 이맘 때쯤의 나는 내향적이고 생각은 엄청 많고 진지한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인지 많이 고민했었다. 요즘 함께 일하는 사람을 자꾸만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 옆에 있으면서 거꾸로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현재까지 내가 느낀 바는 정확하게 제현주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자기의 일에만 머리를 파묻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속한 조직에 어떤 일이 있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늘 주의를 기울여서 그 속에 내 일의 좌표와 이 모든 일의 궁극적인 목적까지 아는 사람과 일할 때 마음이 편안하다. 





2.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한 긴급처방

 바로, '괴로움의 해상도를 높이라'는 것. 내가 지금 일을 하면서 왜 힘든지, 일 때문이지, 사람 때문인지 그 구체적인 이유를 계속해서 추적해야 한다. 
그저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그만두고 나서 다음의 스텝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성찰을 3개월 또는 6개월 정도의 시한을 정해두고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고보니 나도 꼭 그랬던 것 같다. 제현주 대표님의 인터뷰를 듣는 내내 공감했던 문장들이 참 많았는데, 바로 쉽사리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두고 싶은 만큼 그만두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 나는 1월에 처음 입사해서 8월에 퇴사 의향을 밝혔다가 용기도 확신도 없어서 붙잡히고, 그후 퇴사하기까지 꼬박 1년이 넘게 걸렸다. 그동안 나는 곧 그만둘건데 왜 자꾸 내게 일이 들어오지, 여기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나와 맞을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 끝없이 고민했다. 그래서 찾은 현재의 직장에서 겪었던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퇴사하기까지에 이르지는 않았었다. 내가 무엇을 원해서 여기에 입사하게 되었는지, 또 내가 그런 조건들 때문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니까.




 결국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한 듯 하다. 여기서 '잘' 한나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인지, 혹은 적어도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고민은 어느 순간 졸업할 수 있는 종류의 것도 아니고, 삶과 함께 계속해서 변하는 나 자신에게 맞는 일의 종류의 방식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이걸 너무 짐처럼 여기지도, 언젠가 나와 딱 맞는 일에 안착해서 영영 벗어나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바라지도 않아야만 불안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현재 다니는 직장의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감사할 따름이지만, 다만 일이 좀더 내 존재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내 영혼이 기뻐하는 일, 일의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 내내 즐거울 수 있고, 일을 한 후에 고스란히 그것이 나의 자산으로 남는 그런 일. 

 하나가 더 있다. 나는 일에 '사회적인 의미'가 담겨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인터뷰 들으며 실감했다. 사적인 이익 추구나 회사 자체의 몸집 불리기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는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듣고 이해한 대로, 또 기억에 남는 것는 것만 취사선택하여 쓴 것이므로, 정말 치열하게 일 때문이 고민 중이라면, 특히나 퇴사의 기로에서 갈등하고 있다면 혜리 기자님과 제현주 대표님의 인터뷰를 직접 들어보시기를 추천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나간 감정을 반추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