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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Sep 12. 2020

본격적인 집순이가 되어가는 중

코로나19로 변한 나의 일상에 대하여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좀 더 잘 지낼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드라마를 정주행하기. 지금 재미있게 보고 듣는 이야기가 내일 눈 뜰 힘을 주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는 드라마가 너무도 많기 때문에(!) 남은 2020년에도 더 많은 드라마들을 섭렵할 계획이다.





 1. 집에 콕 박히기 좋은 아이템 (1) : 내 몸에 딱 맞는 의자

 일단 의자를 샀다. 책상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 방에 있는 의자가 내 허리를 너무 아프게 만들고, 올바른 자세로 앉지 못하게 한다는 걸 알아챘다. 그래서 큰 마음을 먹고 아주 편하기로 유명한 시디즈 의자를 샀다. 서울대 의자가 유명하다던데, 아무래도 직접 앉아봐야 할 것 같아서 집과 가장 가까운 매장에 찾아갔다.

 여러 개를 앉아봤는데 다 너무 편했으나, 그중에서도 내 체형과 몸집에 "딱" 맞는 의자를 찾아서 주문했다. 실은 의자가 집에 오기까지 괜히 샀나, 너무 오바했나? 싶었지만, 마침 세일 중이라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싸게 살 수 있었다고 내 마음을 다독였다.

 마침내 도착해서 조립 후 앉아봤을 때부터 앉아있는 지금까지, 나는 일말의 후회가 없다. 허리를 받쳐주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움.






2. 집에 콕 박히기 좋은 아이템 (2) : 누워서 보는 독서대

 처음 유투브로 봤을 때는 있으면 참 좋겠다고는 생각했다. 가격을 보고 살짝 놀란 후, 나는 앞으로도 자세에 안 좋게 엎드리거나 옆으로 돌아누워서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내가 이걸 살 줄이야. 

 실은 요즘 목과 어깨 통증이 심해서 누워서 안마를 받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책을 위로 들어올려서 읽자니 팔이 아팠다.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다가 마침 세로봉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기에 냉큼 주문했다. 자석이 너무 강력해서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너무 편해서 만족하는 제품. 방은 여러 개인데 계속 들고 다니기에는 무게도 꽤 나가서 아예 하나 더 사고 싶은 생각도 있다.





3. . 드라마 : 봐도봐도 끝이 없었으면

 퇴근을 기다리게 만들고, 내 주말을 순식간에 해치우게 만드는 훌륭한 작품이 있다면, 내 밋밋한 일상에 아주 손쉽게 설렘과 즐거움을 한 스푼 끼얹을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대만드라마 <상견니>를 봤다. 왓챠에 들어온 기념으로! 원래 웨이브도 구독하고 있었지만, 도무지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1화 첫부분을 보다가 꺼버렸었다. 그러나 너무 평이 좋길래 꾹 참고 3~4화까지는 봤었는데, 내가 이 드라마의 OST를 들으며 출퇴근하게 될 줄이야.

 요즘 직장에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이 드라마의 여운이 흘러넘쳐서 조금 견딜만 하다. 

 코로나19의 시대가 끝나면, 여행이 제한적으로나마 허용이 되면 대만으로 여행가고 싶어서 여행기를 찾아보고 있다. 청두에 가기 전에는 꽤 좋은 책들을 미리 접해서 계획할 수 있었는데, 대만 여행기도 참고할만한 좋은 책으로 나와있었으면.






4. 종이책을 소장하여 읽는 기쁨

 원래 재독하지 않는 성향이라 책을 되도록 안 사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매우 번거로워졌고, 무엇보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들이 생겨서 세 권의 책을 주문했다.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기탄잘리>(꼭 이 번역본으로 읽고 싶었다. 그래서 도서관에 비치 희망 신청을 했더니 다른 번역자가 번역한 도서가 이미 있다고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소장하기로 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먹을 때마다 우울해진다>

 행복하게 세 권을 동시에 읽고 있는 지금, 이 세 권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말은 놀라울 정도로 같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나의 내면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것, 늘 진실할 것, 현재에 머무를 것.





참, 내가 <기탄잘리>를 꼭 읽고 싶었던 건 다음의 구절 때문이다. <파랑새>가 생각나는 구절. 




 여행자는 자신의 집에 이르기에 모든 낯선 문마다 두드려야 하고, 마침내 가장 깊은 성소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바깥세상을 헤매 다녀야 합니다.   - <기탄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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