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씨는 왜 연애 안 해?
이런 질문에는 어떤 답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단지 궁금해서 물은 거라면 '그냥요', 혹은 '바빠서요'라는 답에 멈춰야 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이 없지만 참견과 오지랖은 넓고 깊다.
눈이 너무 높은 거 아니야? 바빠도 연애할 시간이 없어?
사랑, 연애, 설렘
수많은 이야기의 소재가 되어주고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은 분명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스스로도 알지 못한 모습을 보게 하고 새로운 영감과 가능성을 찾게 한다. 수많은 단점과 어려움을 뛰어넘는 감정이다.
동시에 많은 것을 참고 포기하게 만든다.
나에게는 아직 후자가 더 크게 느껴질 뿐이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1년 365일, 하루 24시간이 있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와 데이트할 시간에 혼자서 책이나 영화를 보고 싶고, 글을 쓰고 싶다. 남은 힘으로 감정 소모하는 것보다 집안일을 하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 아직은 혼자만의 시간이 좋고, 대인관계는 가끔 만나고 있는 친구로 충분하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란 가사가 있지만 무엇이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으면 하고, 이대로가 좋으면 지금처럼 살면 된다. 연애나 사랑, 그리고 결혼이 법으로 규제된 필수항목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 정의된 뜻은 있지만 누구에게 물어도 저마다 사랑의 의미는 다르다. 어쩌면 나는 아직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너무도 쉽게 변하는 사람의 감정 중 하나일 뿐이다. 연애나 결혼처럼 서로의 관계를 지속해가는 일과 완벽히 동일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한순간이지만 관계는 매 순간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사랑에 빠지는 것을 호르몬에 의한 일이라고 설명하며 유효기간까지 연구해둔 것을 본 적 있다. 어쩌면 사랑이란 것은 아직 사람이 온전히 답을 찾지 못한 미제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연애와 사랑에 대해서 확답을 할 수 없다.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기에 이대로 살아갈 수도 있고, 당장 오늘 만나게 된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랑한다’는 어느 영화 속 대사처럼 모든 상황과 여건을 뛰어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혼자만 있는 것이 외로워서 견딜 수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오롯이 나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편한 사람도 있다.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희생하고 양보할 필요 없이 일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장점을 내려놓게 하지만 단점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감정이자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은 사람 사이에 각지고 딱딱한 관계를 둥글게 녹여내는 필요충분조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의 감정과 연애, 결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개인의 감정에 간섭은 무례하고 둘만의 관계에 다른 사람의 시선은 부담스러울 뿐이다. 누군가의 사랑과 연애에 대한 관심은 조금만 삼가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