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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생명 Oct 16. 2023

5-?=?

드디어 해방!

 병원 밖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색색의 크리스마스트리 불빛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다투고 있을 때쯤 나에게도 해방의 시간이 가까웠다. 네 번째 수술이 다가온 것이었다. 이번 수술은 나의 왼손이 몸으로부터 완전히 분리가 되는 해방의 날인 것이다.


 양팔이 있으나 한 팔을 몸에 붙인 채로 지낸 그래서 불균형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불편하고 미숙하고 더없이 어색했던 시간이 그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었다.

 

 수술은 팔에 부분 마취를 하고 40여 분동 안 진행되었다. 수술을 마치고 나니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도 잠시 또 다른 문제가 이어졌다. 왼팔이 한 달 가까이 고정이 되어 있었으니 어깨 결림과 팔꿈치의 통증이 시작된 것이었고 첫 번째 퇴원 전까지 계속해서 물리치료와 재활운동을 시작했지만 마지막 퇴원 이후에도 완전히 회복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크리스마스를 즈음하여 부산언니가 먼저 퇴원을 했고 나도 괜히 조바심이 났다. 솔직히 말하면 작년처럼 크리스마스에 들뜰 수는 없었다. 작년에 나의 손은 온전했으나 올해 나의 손은 프랑켄슈타인 손 같아서 기괴하고 무섭기 그지없었으니까. 작년 크리스마스에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올해의 슬픈 크리스마스. 어쩌면 슬픈 크리스마스였기에 가족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기쁨은 두배로 키우고  슬픔은 반으로 줄일 수 강력한 힘을 '함께'는 가지고 있으니까.


 이런 생각이 드니 마음은 더 간절해져서 담당선생님을 조르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담당선생님은 상황을 봐서라며 확정을 지어 주질 않으셨다.

  

  애타는 이런 내 마음을 알 리 없는 거리의 풍경은 화려함과 따사로움으로 물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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