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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생명 Oct 17. 2023

5-?=?

아름다운 생명이 아픈 생명으로 자라지 않도록

  드디어 퇴원날이 정해졌다. 한 달 뒤 마지막 수술을 위해 다시 입원을 해야 하지만 일단은 퇴원을 한다.


 50여 일간의 끝날 것 같지 않던 병원생활이 드디어 내일이면 끝이 난다. 50여 일이 5년 같이 느껴지던  허무의 시간이자 고통의 시간이 그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부산 언니가 퇴원을 하고 그 자리엔 아기손님이 들어왔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 아기도 육손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의아한 건 보호자였다. 아기 엄마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할머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대구언니도 뭔가 이상했는지 내게 눈짓을 보냈고 궁금한 걸 잘 못 참는 나는 아기와의 관계를 물었는데 그분의 답을 듣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기의 보호자로 온 분의 말에  따르면 그분은 버려진 아기가 입양이 되기 전까지 가정에서 아이를 맡아 키우는 일을 한다고 했다. tv로 한 번 접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눈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그 일을 선택한 분이 대단함을 넘어  존경스럽기까지 했고 방실방실 시종일관 미소를 짓고 있는 아기가 안쓰러웠다. 이렇게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아기를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이렇게 아기를 버리고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뒤이어 이어진 이야기에 대구 언니와 나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분은 지금까지 16명의 아기를 맡아 키워왔으며 이런저런 상황들을 많이 접했는데 제일 기가 막힌 건 한 아기 엄마가 네 명의 아기를 버렸다는 것이었다. 나이도 10대 20대도 아닌 30대의 엄마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너무 참담하고 기가 막혀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엄마라는 사람은 아니 이런 짓을 저지르는 사람에겐 엄마라는 호칭은 주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물며 종이 다른 동물도 제 새끼를 품는 법인데 사람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

위탁모를 하게 되면 한 달에 60만 원가량의 돈을 지급받는다고 한다. 아기를 키워 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이 금액으로 아기를 키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 것이다. 그러기에 위탁모를 자처한다는 것은 명백한 봉사활동이다.


 잠시도 아기를 떼어 놓을 수 없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누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 제대로 된 식사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육아일진대 일부 사람들이 돈벌이로 위탁모를 한다며 생각 없이

말을 내뱉기도 한단다. 더구나 이 일은 가족의 동의 없이 불가능하므로 가족 모두의 배려가 중요하다.


 요즘 뉴스엔 영아 유기, 영아 살해 관련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사랑의 행위는 강제로 인한 것이 아니다. 사랑의 불꽃이 튀어 소중한 생명을 잉태했으면 아이가 자라 부모에게 제대로 된 독립을 하기 전까진 그 어떤 것보다  부모 됨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쾌락은 즐기고 싶고 부모 됨의 책임은 피하고 싶은

그대들에게 고하노니 부디 피임에 신경 쓰시길...


 그리하여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생명들이 마땅히 사랑받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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