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공복 유산소가 살이 안찐다는 것은,

겁나 힘들기 때문이죠. 전 운동은 하기 싫고 늘 눕고 싶습니다.

by 정혜원

올 한해가 한달 남았다. 두 달 남았을 때의 나는 난생 처음 보는 몸무게를… 올해 정말 다이나믹 하게도 스물 넘고 가장 최저점의 몸무게와 난생 처음보는 앞자리 숫자를 동시에 기록했다. 그래서 플러스 마이너스 값을 합치면 총 20키로다. 24년 01월에 앞자리가 4.. 중반 채 되나 안 되나 정도 됐고, 24년 9-10월에 6 중반을 갔다가


지금은 다시 뺐다.


와 충격적인 숫자였다. 다시 생각해도 충격적이다. 고무줄도 아니고 사람 몸무게가 이렇게까지 엉망이 된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오늘은 뚱뚱이로 살아본 소감을 적어보겠다.


일단 경위는, 아 좀 핑계 같긴 하지만 아파서 찐 건 맞다. 정확히는 약 부작용인데 24년 1-2월에 건강상태가 정말 안 좋았다. 23년 겨울에 바닥찍고 1월 좀 넘어서는 거의 오늘 내일 할 수준… 이틀에 한번꼴로 대학병원 혹은 좀 멀리 스케줄 갔다가 오면 2차 병원 정도에서 눈을 떴다. 과장이 아니냐? 아니다. 진짜 눈을 거기서 떴다. 공황이 어떤 사람들은 숨이 차게 온다는데 나는 기억을 잃어서 잠들었다. 약간 기계 전원꺼지듯 푹- 잔다. 다행이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면 크게 안 다쳤는데 서있는 스케줄은 3시간 이상 소화를 못해서 집 밖에 못 나갔다. 버스랑 지하철에서 몇번 그랬는데 다리가 아작날 뻔했다. 그 뒤로 대중교통은 제한 시간을 만들었다. 긴 스케줄은 택시. 실비 안 들었으면 파산할 뻔 했다. 이 브런치를 보고 있는 20대 독자들. 무조건 실비들어라. 응급실 병원비는 음… 많이 비싸다. 아, 생각났다. 작년 기말고사 치는 날도 쓰러져서 기말고사 못 쳤다. 박사 졸업 1학기 밀린 이유.


이건 감정적인 피로도가 높을때 더 심각했는데 화가 나거나 슬픈 일이 있으면 나는 기억을 못하고 코피를 두 세시간 쏟아서 혼자 있을때는 뭐 샤워하고 치웠는데 (응급실 가도 코피는 응급이 아니라서 정신 돌아올 때까지 그냥 눕혀 둔다. 작년 연말에는 진짜 뭐만하면 응급실에서 눈을 떴는데 연말인지라 취객들과 함께 누워있어서 죽을것 같았다. 취객들… 응급실… 그만 와라… 진짜… 곧 연말이 또 오니까… 술… 다들… 적당히…)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때는 곤란했다.


하핳 별 일은 아니구요. HP가 깎여서요.

일단 앞에 있는 사람이 코피를 세시간을 쏟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된다(안 멈춰요...). “어… 집에 가지…“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집 밖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아무래도 나도 난처하고 그도 난처하니까 약을 좀 세게 먹었는데 좋은 점은 일단 기억을 잃는 범위가 좀 줄었고. 나쁜 점은 이게 잠드는 시간을 정해주는 방식이라. 잘 때 앞뒤로 한 두시간은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3월 부터는 출강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병원과 정말 거의 1주 1회 특훈을 했는데 일단 감정이 올라와서 기억이 끊겨도 당황하지 않고 그때 했던 것들을 복기하면서 “내가 나에게 얼마나 안전한지”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했다.


그 때 프사 이거 해 놓을 걸... 설명하기에 최적인데

기억이 없어지면 상당히 무섭고 수치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 연습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나만 알지 대부분의 타인들은 ‘그냥 하던대로 행동하는구나’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고나니까 조금 덜 무섭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상황을 말했거나, 말하지 않아도 눈치챈 사람들은 다행이 “어머 너 임마!!!”하고 놀라지 않고 그냥 잠깐 기다려주었다. 손 툭툭 쳐주는게 보통은 제일 빨리 돌아왔던 것 같다. ‘아! 지금 끊겼군’하고 알아채고 더 가서 잠들기 전에 숨을 세번 참는다. 잠깐 뛰어서 혈압을 올린다든지 하면 별일 없는 한은 돌아온다. 그리고 “우리가 무슨 얘기하고 있었지?” 하고 물으면 보통은 그냥 대답해주었다. 지금은 이런 일이 거의 없어서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데 한번은 코엑스에서 포크 떨어트려서 신발에 박힌채로 “어! 야, 우리 무슨 얘기했냐?”해서 친구가 울려고 했다. 지금 생각하니까 진짜 웃기다. 이렇게 깜빡깜빡 하는게 자존심이 상해서 그날 등판 파인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킬힐을 신고 있었는데 신발 앞코에 포크 박혔다. “너 포크 박혔어.”하고 친구가 울먹거렸는데, 제발 창피하니까 포크 새로 시키고 그냥 넘어가자고 하고 건강 돌아올 때까지 구두 안 신었다. 그때 생긴 버릇이 일단 다 적어두는 것이다. 이게 습관이 되니까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도 뭘 했다는 것을 적어둬서 ‘아, 별일 아니군’하고 하던 일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븐하게 빠져있어서 그랬나.

그리고 관찰해보니 기억을 잃었을때 내가 제일 많이 하는 것이 요리였다. 이게 진짜 웃기고 이상한 부분인데, 내 취미가 요리는 맞지만 기억이 안날때 요리는 정말 위험하다. 다치기도 쉽거니와 나는 다치는 걸 모르니까 진짜 위험하다. 게다가 민폐라고 생각해서 집밖에 잘 안나갔으니까 더더욱. 아무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서 그때 그때 생각난 것을 요리해 먹었던 것 같은데 서른 이전까지의 나는 거의 음식에 대한 집착이라기 보다는 욕구자체가 없는 사람에 가까웠다.

얘, 과자도 밥이야. 그거 500 칼로리
뭐 먹을래? 물어보면 밥 먹기 귀찮아서 그냥 먹고 왔다 할 정도.


그런데 병원에서 눈을 뜰때마다 혈당이랑 혈압 얘기를 했던 것이 아마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뭐 그거 말고는 딱히 이유를 알 수 없기도 했고, 관심을 끄는 내 체형도 별로였고 컨디션도 맘에 안들어서 '빨리 원래로 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에 정말 마구 먹었다.. 그런데 요리를 하면 이게 불이랑 칼이 있으니 나는 다쳐도 기억을 못하는 순간이 많이 위험할 수 있어서 냉장고 안에 고칼로리 레토르트만 채워두었더니 아… 살이 왕창 쪄버렸다…

8할은 약과다. 나 약과 진짜 좋아함


정 말 왕 창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공황에 관련된 안정제는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회복되었고, 불면증을 개선하기 위한 수면제만 처방받아 먹는다. 용량도 1-2월에 비하면 1/4정도. 그래서 적을 수 있는 경험인 것 같은데 만약 나처럼 갑자기 공황이 세게 온 누군가. 지금 회복하기에 너무 절망적이라면 별일 아니라고 잘 극복할 수 있다고 말 해주고 싶었다.


나는 나를 도와주는 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2년 정도 만에 회복세로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낮에 뭐 하다가 기억을 잃은 것이 9월의 일이니까 벌써 2달 정도. 아주 멀쩡하다.

다만 안 그러다가 살이 찌니까 기억을 잃을 때보다 더 자존감이 떨어지더라. 그래서 이 경험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 대한민국 이거… 좀 사람 몸무게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지금의 나는 공복 유산소를 두 시간 뛸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회복되었다. 태어난 이래로 체력은 제일 좋은 것 같다. 뭐가 좋냐? 일단 장비를 드는데 지장이 없다. 영화 장비는 정말 무겁고 비싸다. 한예종 1학년 때였나? 한 스텝이 차 보조석에 앉은 내 무릎에 레드 카메라를 올려놨는데 와 정말 창피하게도 못 들겠더라. 생긴건 쪼끄매가지고. 그래서 촬영 장소에 도착해서 “왜 안내려?” 하길래 “저기 미안한데, 이거 좀 들어줘… 못들어서 못 내렸어”로 지금까지 놀림 당하고 있다. C 스텐드 맞나? 나 그것도 하나 들면 낑낑거린다.


지금은 내 삼각대 정도는 내가 들 수 있다. 아 이게 얼마나 다행인 일이냐면. 내 장비는 레드 카메라는 아니지만, 렌즈 포함 떨어트리면 800이 그냥 나간다. 물론 내 코 깨지고 다리 부러지면 더 들겠으나. 일단 장비만 들고 있다가 떨어트려도 800…


마른 인간은 현장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뚱뚱 인간으로 몇 달 살아보니 마른 인간에 비해서 사람들이 간섭을 진짜 많이 한다. 마른 인간일때 기억을 잃는 건 흥미있는 질문도 좀 받아봤는데, “공황은 숨 찬다고 하잖아. 네가 블랙이니까 건들지 말라고 할때 보통 어떤 느낌이야?” 하길래 아, 모르니까 더 당황스러울 수 있겠구나 싶어서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해줬다. 나는 열감이었는데, 발끝부터 몸이 타는 느낌이 나고(진짜 불로 지지는 느낌이 난다) 일단 체온조절이 안된다. 추운지 더운지 모르겠는데 식은 땀이 나고 토할 것 같다. 그리고 블랙이라고 한 이유는 진짜 시야가 까매서였다. 보통 수저 떨어트리는 정도는 앞이 아예 안 보일 정도…? 고등학교때 이거 때문에 횡단보도 가운데서 넘어져가지고 병원에서 이렇게 시야가 안 보이면 어떻게 넘어져야 하는지 가르쳐줬다. 진짜 어이없게도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주먹을 가드처럼 올리고 혀 다치면 안되니까 말하지 말고 그대로 몸을 웅크려서 푹 앉으라고 알려줬다. (잘 써먹었다)


그런데 뚱뚱 인간에게는 어쩌다가 살이 쪘냐고 일단 안 물어본다. 당연히 많이 먹어서 그렇겠지, 체력이 좋을 거야. 하고 뭘 정말 많이 시킨다. 체감상으로는 뚠뚠 인간이 몸이 더 무거워서 뭘하기 진짜 귀찮던데… 진짜 너무 힘들었던게 PT를 끊으려고 한 번 들었을 때였는데 인바디를 검사하고는 회원님은 근력을 올려야 한다고 하체 근력 운동을 바로 해서 그대로 일주일 앓아누웠다… 와 헬스장을 못 가는게 아니라 못 걷겠더라. 마사지하면 풀린다고 꾹꾹 눌러주셨는데... 음... 이게 마지막으로 기억이 안나는 순간이다. 난 이성이고 동성이고 내 몸에 누가 손대는 것을 좀 극도로 무서워한다. 그래서 집 올라가서 그대로 삼일 내리 잤다. (하체 운동을 한번도 안 했다보니 너무 아파서 "저 그냥 마사지 안 할게요!"라고 하기 힘들었다... 그냥 정신이 혼미했다. 죽는 줄) 이게 사람이 기고 기는데 익숙해지면 걷고, 걷는데 익숙해지면 뛰어야 하는데 뚠뚠 인간에게는 모두 당연히 바로 뛰는 것을 기대하더라. 난 마른 인간일때가 운동은 더 잘했다…


뚠뚠 인간이라고 건강하겠지는 정말 편견이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PT를 취소하고 헬스장에 가는 시간에 익숙해지는 연습부터했다. ‘운동을 해야지’하는 생각을 버리고 그냥 헬스장 찜질방이 따뜻하니까 누워서 웹툰 봤다. 한 일주일 거기서 누워서 노니까 좀 걸어보고 싶길래 유산소를 시작했다. 이주동안은 길게 걷는 연습을 했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까 ‘아, 여기 온 목적에 맞게 칼로리를 어떻게 하면 많이 잘 태울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서 천국의 계단을 탔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은 많이 안 탔다. 칼로리 올라가는 것만 보면서 음, 200칼로리만 태우고 떠야지 하다가 300칼로리 400, 500를 만드니 버틸 만 하더라. 지금은 한시간 타도 그냥 <빅뱅 무대 모음 완주!> 같은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대신에 난 뭐 하나 좀 좋다고 생각하면 그것만 한다고 했다. 지금은 천국의 계단만 하루 1시간 반씩 타서 부모님이 걱정한다. 쓰러지는거 아니냐고. 좀 다른 의미로 이제 쓰러지면 큰일이다. 누가 들지...


그리고 마지막. 아 이게 진짜 열 받는 포인튼데. 아름다운 체형에 대한 기준이 너무 좁다. 개인적으로 내 몸매를 쭉 비교해보니 나는 뼈대가 굵고(키가 크다)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다. 호흡과 자세 교정을 거의 매일 습관처럼 하다보니(이건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배우들 카메라 연기 지도할 때 발성이나 호흡을 잡아주려면 내 몸으로 보여주는게 빨라서 이십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매일 하는 습관같은거다) 나는 내가 마를 때 체형이 예쁜 줄 알고 30년 살았는데, 뚠뚠 몸매에는 볼륨감이 있다는 것을 올해 처음 알았다! (새로운 가능성!)


볼륨감.
난 진짜 이 언니 몸매는 불가능한 건 줄 알았는데...

이게 정말 와! 놀라운 부분이었는데, 사람 몸에는 필수 지방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나는 내 최저 몸무게일때의 내가 원래 내 몸매인 줄 알았더니 불륨감이 생겼을때의 옷들은… 실루엣만 사는 옷을 입어도 멋이 되게 넘친다. (물론 전처럼 상의가 도전적인 걸 입기에는 오히려 반대로 지적인 느낌이 없다는 단점은 있다) 처음으로 옷 사는 것이 재밌어졌다. 화장하는 것도. 얼굴에 살이 너무 없으면 색조를 올렸을 때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차라리 날카로운 느낌을 살리고 명도를 조절하는 게 낫다.


그래서 40키로 중반대의 사진들을 보니 사람이 굉장히 예민하고 날카로워보이더라. 뾰족한 느낌에 스타일링까지 그러다보니 (이유를 후술하겠다) 동생이 “언니 벨루가 닮았네” 라고 해서 아 정말 열받았다. 물론 이 벨루가 헤어도 할 말이 많은게. 내 키가 174다. 몸무게가 40키로 중반이 겨우 되면, 아무래도 몸에 필수 영양분이 없으니까 머리카락이나 손발톱에 문제가 생긴다. 어떻게? 머리카락은 탄 듯한 히피펌… 그나마 머리숱이 많았기 때문에 스타일링이라고 뻥칠 수 있었다. 손발톱은 찢어진다. 부러지는게 아니라… 정말 종이장처럼 찢어진다. 어디 부딪히면 발톱 그냥 툭-하고 빠져있는 것은 덤. 정말 억울하게도 사진이 잘 받는 쪽은 또 이쪽이 맞다. 몸에 군살이 없으니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면 단단하게 나온다. 잘 빚어 놓은 조약돌 같이 생겼다.


20대 초반에는 키도 있고, 체형 자체에 뼈대가 큰 편이라 돈 떨어지면 모델 활동을 해서 용돈을 벌었다. 그때는 촬영이 잡히면 화보는 이틀 굶고 전날 소주를 반병…! 그러면 몸은 마르고 얼굴은 약간 통통하다. 영상은 하루 굶고 아침을 커피로 대체하면 2-3키로 빠져있는 것은 순식간이라서 뚠뚠 인간이 된 뒤에도 운동을 시작만 하면 4-5키로는 금방 빠지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뚠뚠 인간은 대사량이 달라서 운동을 일주일 최대치로 해야 2-3키로가 빠진다.


다만 이제 손발톱이 안 부러진다… 그리고 2030대 출산율이 바닥이라고 하던데 이건 내가 보기에는 과감량된 체중탓도 있다. 저 몸무게는 건강검진을 하면 일단 혈압이 안 재진다. (쓸 수 있는 약도 한계가 있어서 3키로를 당장 찌워야 치료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피를 뽑아야 건강검진의 첫 순서지 않겠는가? 피 주사만큼 채우는데 15분 넘게 걸리고 간호사 언니가 다른 혈관 잡아서 다시 뽑아볼게요… 한 세번 해야 한다. 여성 호르몬이 나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닌 셈이다. 애초에 생존에 적합한 체형이 아닌 것을.


그런데 저 몸무게 일때는 ‘한번도 건강한 몸매를 위해서 운동하셔야 합니다.’ 뜨지 않았던 알고리즘이 뚠뚠 인간이 되고나서 “일주일에 공복 유산소로 5키로 빼기”, “붓기 염증만 빼도 3키로가 빠집니다” 등을 자꾸 띄운다. 내가 자꾸 뚠뚠 인간이라고 해서 ‘아 비만에 가깝나?’ 나 스스로도 종종 오해하는데 내 키가 174라고 적어 놓았다. 최대 몸무게였을 때 인바디도 BMI 적정 체중이 안 넘어간다.


진짜 뚠뚠 인간이 되려면 얼마나 멀고도 험한 길을 가야 하는데!!!


그리고 나는 자영업자라 공복 유산소 2시간을 하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도 잠깐 자고 새벽에 할 일하면 그만이지만 직장인 기준이라면 업무 시간 외에 공복 유산소 두시간을 하고 업무를 볼 수 있으면 체력이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애초에 일주일만에 왜… 굶으면서까지 5키로를 빼야 하는가. 돈 받고 촬영할 때도 난 그 정도를 뺀 적이 없는데... 그쯤이면 요요 오는 것을 걱정할 게 아니라, 건강 상할 것을 걱정해야 한다.


뚠뚠 인간한테 운동해라 하지 마라. 한 명한테씩만 들어도 합치면 백명임.

몸무게가 크게 변화해보니 3키로 이상은 호르몬이 변한다. 운동을 하고 나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점은 활기가 생긴 것이다. 그것만해도 공황과 수면장애. 불안장애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활기가 생겨서 삶의 어떤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좋아하는 것들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였음을 꼭 적어놓고 싶었다.


요즘 제일 예쁘신 분이다. 헬스장은 정말 키오라, 블랙핑크, 빅뱅을 계속 틀어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키스오브라이프 나띠 이글루 직캠을 다들 보셨으면…


각자 가장 예쁜 체중은 다른 법. 가혹한 것은 보통 아름답지 않다.


뭐 각자 살기에 적합하기만 하면 되지.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요즘 유행같아서 쭉 적어보았다. 그러다가 공황을 맞은 내가, 극복하는 과정 중에도 나를 가혹하게 몰아세우니 극복은 커녕 더 바닥을 칠때가 있더라는 것을 적어두고 싶었다. 그 정신에 더 안 다치고 커리어 하이를 찍은 것만 해도 칭찬해주질 못할 망정.


헬스장에 익숙해지기로는 평소 하던 것 중에 스트레스 받는 일과를 거기서 하면 기분이 좀 낫다. 예를 들면 나는 지난주 논문 마감이 있어서 초고를 뽑아서(난 아이패드로 글을 못 읽는다) 사이클 타면서 고쳤다. 펜 물고. 진짜 이상한 사람 같지만 난 시나리오 초고도 거기서 읽는다. 대본이 런닝 탈 때 진짜 잘 읽힌다. 시간도 잘 가고. 최고.


수능이 갓 끝났는데 행복한 연말을 보내는 이도, 아쉬운 연말을 보내는 이도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연말을 보내지는 않길 바라며 아주 천천히 건강 인간으로 돌아가고 있는 여정을 기록해보고 싶었다.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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