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살고 싶은/살 수 있는 조건과 예산, 동네 정하기
https://brunch.co.kr/@tokyo12oclock/4
에서 이어집니다.
일본에서 방 구하기 파트 투, 원하는 조건과 동네 선정에 대해.
(여기서는 '외국인 등록증'을 가지고 있는 '장기 체류자'로서 '월세'를 계약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절차에 대해 적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과거 저의 경험에 의한 것이므로 현재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나의 거주 조건, 예산 정해두기
집을 구하려면 부동산도 찾아가야 하고 동네도 정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 살 수 있는가'이다.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는 방을 구할 때 기준이 되는 큰 틀이다.
이게 정확해야 부동산과의 소통도 쉬워지고 스피디하게 매물을 고를 수 있다.
처음에는 먼저
나에게 필요한 방 개수가 몇 개인지,
그 방에 다다미는 있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건물 타입은 어떤 것이 좋은지,
몇 층을 생각하고 있는지.
이 네 가지 정도를 정해두고, 그 후에 세세한 조건들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틀은 매물의 종류도 정해주지만,
어떤 집에 살 수 있는가, 즉 다달이 내야 하는 월세와도 연결된다.
예를 들어, 방을 찾는 조건이
A: 방 하나, 다다미 가능, 목조 가능, 1층 가능
인 경우에는 비교적 낮은 월세로도 찾기가 쉽다.
그 외 세부 조건에 '공동욕실/화장실'이 추가된다면 더더욱 싼 값으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싼 방들은 그만큼 보안, 방음, 청결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에 큰 주의가 필요하다.
B: 방 두 개, 다다미 불가, 철근콘크리트, 3층 이상
인 경우에는 그 외 세세한 조건을 어디까지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A와 비교했을 때 두 세배는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축년수가 낮을수록, 역에 가까울수록 가격은 올라가므로
매물의 개수는 많지만 내가 원하는 가격대에 맞춰서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더해서, 이사를 하는 것이므로 월세 외에 초기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예산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이 초기비용인데,
다달이 낼 수 있는 예산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첫 달에 내가 다달이 낼 수 있는 월세의 4배+이사비용을 준비해 두고 찾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내가 다달이 낼 수 있는 월세가 5만 엔이라면,
초기비용으로 20만 엔+이사비용 이 든다고 가정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첫 달 월세에 더해서 보증금/중개 수수료/그 외 비용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비용들이 뭔지에 대해 설명을 간단하게 하고 넘어가자면,
시키킹敷金: 말 그대로 깔아 두는 돈으로 기본적으로 집을 나올 때 돌려받을 수 있는데 혹시라도 세입자가 살면서 어딘가 훼손을 시킨 경우, 계약 종료 시 그 비용을 이 시키킹에서 제한 뒤 돌려준다.
보통 월세 한 달~두 달치 정도를 걸어두는 집들이 많다.
이게 없는 집들도 물론 있다. 없다고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한때 시키킹 없는 매물들이 퇴거 시에 훼손 비용 명목으로 고액을 청구하는 악덕 집주인들이 있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집주인이 좋은 분이라도 살면서 언제 어디를 훼손할지 모르고, 퇴거 시에는 또 다른 이사비용도 준비해야 하는데 수리 비용까지 준비하기가 마땅치 않을 수 있어 한 달 정도는 깔아 두고 가는 게 후에 편한 경우가 많다.
레이킹礼金: 세입자 입장에서 너무 아까운 돈이다.
말 그대로 고맙다고 집주인한테 주는 돈. 퇴거 시에도 돌아오지 않는 돈이다.
이 역시 월세의 한 달~ 그 이상을 집주인들이 있는데, 꼭 마음에 드는 집에 시키킹이 비싸게 걸려있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지불하는 사람들도 많다.
요즘엔 없는 매물이 많아지는 추세고, 아예 처음부터 레이킹 0으로 찾을 수도 있다.
시키킹과 달리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없는 집을 찾아 들어가는 게 현명할 수 있다.
(근데 꼭 마음에 드는 집은 레이킹이 있곤 한다...)
중개 수수료: 계약을 진행한 부동산에 지불하는 돈이다. 보통 월세 한 달치를 요구하는 부동산이 많다.
간혹 월세의 반을 달라는 부동산도 있고, 이벤트로 좀 더 싸게 수수료를 할인해 주기도 하니 부동산은 여러 군데를 확인하면 좋다.
그 외에도 자잘하지만 쌓이면 큰돈이 되는 비용이 있다.
예를 들면, 열쇠 교체비/화재 등 보험료/클리닝 비용, 그리고 외국인이라면 필요할 수 있는 보증인 회사 비용 등이다.
금액이나 지불 방법은 매물에 따라 달라지지만 명목은 비슷하다.
클리닝 등 굳이 지불하지 않고 내가 하면 제외시킬 수 있는 명목도 있지만, 보험 관련은 가능하면 계약해 두는 게 긴급 상황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증인 회사도 연대 보증인을 일본인이 서준다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
이사 비용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일본 국내 이사의 경우 이사 피크 시즌은 2-3월이다. 학교와 회사가 시작되는 4월에 맞춰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인데, 이때가 가장 비싸고 예약도 어렵다.
그 외에도 황금연휴, 여름 방학 등 긴 연휴 역시 사람들이 이사를 준비하기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사는 집과 이사 가는 집이 1층이면 상관없지만, 그 외의 층일 경우에는 두 곳 다 엘리베이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도 가격이 조금 변동된다.
만약 내가 이미 살고 있는 방이 있고 4월에 맞춰서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
극성수기인 3월이 되어서 이삿짐센터를 찾을 경우엔 견적이고 뭐고
일단 가능한 날짜가 있다고 하는 업자에게 모든 것을 맞출 수밖에 없게 되므로 최대한 빠르게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잘못하면 짐은 빼야 하는데 이사는 진행할 수 없어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매물 역시 피크 시즌에는 거의 없거나 하나씩 나오더라도 바로 나가곤 해서 찾기가 어려워진다)
이삿짐센터 예약을 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나 전화로 몇 군데에서 먼저 견적을 내본 후, 가장 싼 곳으로 하면 된다. 견적을 내면 직접 집에 와서 실제로 확인한 후 좀 더 정확하게 금액을 정해준다.
부르는 게 값이 되지 않도록, 여기저기 비교해 보고 더 친절하고 입소문이 좋은 곳으로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외에서 짐들을 보내는 경우에도 여러모로 변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보면 이래저래 드는 돈도 많고, 사실 조건 B에서 골라가고 싶은데
예산이 적으니 무조건 A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포기하기엔 이르다.
내 기준이 B이고, 예산이 5만 엔이다.라는 조건이 생겼으니
다음 단계 - 동네를 찾아보는 단계로 넘어가 보자.
아직 희망은 있다.
2. 동네 찾기
동네를 찾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어디인가, 하는 것인데
학생이라면 학교가, 회사원이라면 회사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된다.
그러니 먼저 목적지 주변의 시세를 자신이 정한 조건으로 알아보자.
운 좋게 시세와 예산이 맞다면 그 근처로 고르면 된다.
너무 가까운 게 싫은 경우 조금 떨어진 곳으로 고르기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세와 예산이 맞지 않다거나,
시세와 예산이 맞아도 방이 없어 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때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을 기준으로 찾아보면 좋다.
도쿄의 경우 보통 전철/지하철의 경우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근접해 있는 다른 역이 있고,
경우에 따라 그 역의 노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선이 달라지면, 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동네가 굉장히 많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만약 목적지와 가장 가까운 역이 이케부쿠로역이라고 해보자.
일단 이 동네는 위 조건에서 나왔던 B의 조건에 5만 엔.
이라는 조건으로는 매물을 구할 수 있는 시세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동네를 봐야 하는데, 먼저 이케부쿠로의 중심이 되는 야마노테센을 기준으로
간단하게 앞뒤에 위치한 역인 메지로 혹은 오오츠카 역을 후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가서 다섯/여섯 정거장 떨어지면 니시닛포리, 닛포리 역이 있는데 시세가 확연히 달라진다.
더해서, 이케부쿠로역은 4개의 철도 회사가 운영하는 8개의 노선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그 외의 노선까지 더 찾아본다면 범위는 더더욱 넓어지고, 가능한 예산 안에서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기가 쉬워진다.
물론, 노선과 역이 바뀌면 동네 분위기도, 편의성도 많이 달라진다.
가능하다면, 부동산에 가기 전에 미리 어플을 사용해서 매물을 확인함과 동시에,
구글맵을 통해 대충 어떤 동네인지 파악해 두면 좋다.
*일본에서 평균적으로 많이 쓰는 집 찾기 어플:
SUUMO(スーモ)
HOME'S(ホームズ)
アパマンショップ(Apamanshop)
goodroom(グッドルーム)
외에도 많다.
여러 조건을 설정할 수 있으며, 올라있는 매물이 마음에 들어 직접 가보고 싶은 경우, 어느 부동산으로 연락하면 되는지까지 나와있다.
자, 그럼 다음 단계,
부동산으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