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간호 조수다
外回り(소토마와리)를 직역하면 '밖을 도는', '창 밖에'라는 뜻인데 우리 병동에서는 '병동 밖의 일'이라는 의미로 썼다.
간호 조수 3명이서 돌아가며 外回り를 담당했다.
外回り는 병동 담당보다 30분 늦게 출근을 한다.
늦게 출근한 만큼 퇴근도 30분 늦다.
기본적으로는 병동 담당의 일을 같이 하는데 간호사에게 연락이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심부름을 하러 갔다.
병동을 벗어날 때가 많아 PHS를 항상 가지고 다녔다.
PHS는 20년 전에 쓰던 버튼식 휴대전화처럼 생겼는데 한 손에 잡히는 크기로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병원 내선번호로 전화를 주고받았고 병동에 8개 정도 배치되어 있었다.
헤드급 간호사 몇 명과 外回り는 늘 소지했고 나머지는 필요시 사용했다.
外回り는 주로 환자 이송과 추가 약 픽업하기, 필요한 물품 가져오기 등의 일을 하였다.
환자 이송은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환자나 홀로 길을 찾기 어려운 환자들을 검사실에 데려다주었다.
검사실에 도착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환자를 다시 병실로 모시고 가라는 연락이 왔다.
병원에 중앙 엘리베이터가 6대가 있는데 1대는 수술환자 전용이어서 주로 5대를 이용했다.
그럼에도 엘리베이터의 공간이 늘 부족해서 휠체어로 이동할 경우에는 눈치싸움을 해야 했다.
검사시간에 늦으면 검사실 직원이 뭐라고 했다.
일찍 오면 일찍 왔다고 화를 냈다.
환자가 이동하는 일이라 변수가 많은데 어떻게 시간에 딱 맞추기를 바라는 건지, 되게 못됐다고 생각했다.
검사실을 오고 가는 도중에 PHS로 'OOO환자 약을 가져다주라', '어디에서 물품을 가져다주라'는 연락이 자주 왔다.
그럼 환자를 검사실에 두고 약국에 들르거나 물품 보관실에 들려 병동으로 돌아갔다.
늦으면 간호사에게 재촉전화가 오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시간도 없어서 계단으로 뛰어다닐 때가 많았다.
병동은 높은 층에 있고 약국은 1층, 물품 보관실은 지하에 있었다.
그래서 外回り를 담당할 때면 나중에 발이 너무 아팠다.
外回り가 바쁘면 병동 담당이 일을 도왔다.
결국 병동 담당, 外回り담당으로 나뉘어있어도 주 업무의 비중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