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간호 조수다
첫 출근일이 되었다.
8시 15분까지 오라고 했는데 한 시간 전에 도착하여 근처 스타벅스에서 공부를 하였다.
얼마나 의욕이 샘솟는지 당시에는 머릿속에 '휴식시간 = 일본어 공부'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시간이 되어 원무과로 향했고 면접 때 보았던 직원이 나를 간호부로 데려다주었다.
간호부에서 교육 담당으로 보이는 간호사가 근무복과 간호화를 주었고 탈의실로 안내해 주어서 옷을 갈아입었다.
잠금장치가 달린 개인 사물함을 배정해 주었다.
근무복은 매일 갈아입는 것이 원칙이라며 새 옷으로 상, 하의 5벌을 주었고 병원에서 근무복을 빨아준다고 했다.
놀람의 연속이었다.
얼마나 놀랐냐면,
나 간호 조수인데, 것도 계약직인데 이 정도 대우를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한국에서의 지난날이 생각났다.
어떤 병원은 중고 간호복을 두 벌주었고, 어떤 병원은 중고 한 벌, 새 옷 한 벌, 또 어떤 곳은 새 옷으로 한 벌만 주고 몇 개월뒤에 (그만두지 않으면) 한 벌을 추가로 주었다.
수술실, 중환자실 외에는 병원에서 세탁을 해주지 않아 더러워진 간호복을 집에서 빨아 입었다.
근무화는 당연히 내 돈으로 샀고, 사물함이 부족하다고 해서 신규 선생님과 둘이 1년을 같이 쓴 적도 있었다...
오전에는 오리엔테이션만 했다.
사진을 찍고 명찰을 만들어주었고, 간호부 이념을 시작으로 근무형태, 휴가, 출퇴근 시간 입력 방법 등을 알려주었다.
부서를 옮겨 안전관리랑 감염관리에 대해 모니터 교육을 받았는데 끝나고 미니 테스트를 본다고 해서 굉장히 열심히 들었다.
100점을 받아서 속으로 은근 뿌듯해했는데 테스트 용지를 다시 주더니 나보고 가지라고 했다.
괜히 열심히 들었다.
오후에는 병동에 가서 인사를 했다.
나는 외과병동에 배정받았다.
외과 경력도 있고 해당 병동에 티오도 있던 것 같다.
시쵸(수간호사를 부르는 호칭)에게 같이 일할 간호 조수들을 소개받았고 그중 한 명을 따라다녔다.
첫날이라 그런지 일을 시키지는 않았고 옆에서 지켜보라 해서 그렇게 했다.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환경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나만 잘 적응하면 배울 것도 얻을 것도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가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