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간호 조수다
우리 병동은 중간에 중환자실이 있어 다른 병동에 비해 환자수가 적었다.
다른 병동은 간호 조수가 4명인데 우리 병동은 3명이서 일을 했다.
베드수는 50 베드였다.
병동은 A구역, B구역으로 나뉘어있었는데 두 명은 각각 A, B구역을 담당했고 나머지 한 명은 外回り라 하여 병동 밖의 일을 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병동 담당은 각자 구역의 물품 보충, 입원 환자의 병실 준비(퇴원 베드 청소 포함), 배식 및 식사 뒷정리, 그 외의 병동 정리 및 잔심부름을 하였고, 外回り는 환자 이송, 약국에서 약물 받아오기, 배급실에서 의료 물품 타오기 등을 하였다.
누군가 쉬면 인원 보충을 해주지 않았다.
남은 두 명이서 세명분의 일을 했다.
그래서 쉬는 것도 마음 편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기 사람들은 몸이 힘들면 바로 쉬었다.
유급 휴가가 있으면 썼고, 없으면 무급으로(결근처리가 되는데도) 쉬었다.
처음에는 굉장히 놀랐으나 점점 무뎌지게 되었다.
병동 간호사들과의 관계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간호 조수는 간호사에게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느낌이 좀 있었고 간호사도 간호 조수와 딱히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다.
일하는데 지장은 없었지만 불편한 점이 있었다.
있을 곳이 없었다.
병동내에 간호사 휴게실이 있는데 간호 조수 중 누구도 그곳을 이용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면 휴게실에서 먹지 않고 카페테리아에 가거나 다른 건물에 있는 휴게실로 갔다.
나는 주로 칸막이가 쳐져있는 책상이 있는 곳을 이용했는데 거기에 있으면 누가 말을 걸지 않아서 좋았다.
일본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들었는데 여기 간호 조수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많았다.
한국인 간호 조수의 이야기는 금방 퍼졌고 말을 걸어오는 이들이 자주 있어 초반에는 꽤 곤란했다.
일하는 중간 잠시 여유가 생기면 물품 보관실에서 서있었는데 그마저도 시쵸상의 눈치가 보여 쓰레기 보관실에 숨은 적도 있다.
간호 조수가 앉을 수 있는 의자 하나 없던 점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