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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중 Sep 23. 2021

곰보빵

손 바쁜 명절 아침    

차례상 무시 하나 사오소 

어무이 심부름에 아버지 점심 나절 무 한 덩어리 안고 온다 

뒷짐엔 곰보빵 봉다리  


- 무시 얼마 줬소

- 추석 대목 이천원     

- 에구, 이 양반아 


돈 천원이 아까운 건지, 

하냥 사람이 미운 건지 

곱절 넘는 곰보빵은 놔두고 애꿎은 타박한다 


고단한 제삿상

아무도 먹지 않는 믓국 먹고  

자식들 바리바리 

떠나가 버리면   


텅빈 마당  

나란히 곰보빵 나누리라

한가위 둥근 달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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