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넘치는 이색음식이 있는 곳. 우즈베키스탄
세상엔 정말 많은 음식이 있다
한국음식 중에서도 먹는 음식만 먹었던 편식쟁이인 내가
우즈베키스탄 남편을 만나 나는 일생일대 음식들을 만나게 되었다
남편과 연애 초창기에 한국에 계신 이모님의 초대로 처음으로 우즈베크 음식을 먹게 되었다
백화점에서 산 수제 쿠키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이모님께서는 상다리가 부러져 나갈 정도의 정성이 담겨 보이는 음식을 차려놓고 나를 반겨주셨다
난생처음 보는 음식들을 보고 신기하면서도 적지 않은 당황을 하였다
평소 까탈스러운 입맛 때문에 먹는 것만 먹고 먹어보지 않은 음식은 거부하기 일쑤인 나였지만 작은 원룸 집에서 방안이 가득 찬 음식들을 준비해준 이모님의 정성에 맛있게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 좀 드셔 보세요 우즈베크 만두예요(Samsa)
다이어트 안 하고 마음껏 나를 내려놓을 때 큰 만두 봉지 하나를 1일 1봉을 할 만큼 만두 애호가이기에 만두라는 말에 군침이 돌았다
흐물흐물한 삶은 만두도 아니고 기름에 튀긴 만두도 아닌 오븐에서 구워져 나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왕 만두가 내 앞으로 왔다
와 이거 하나만 먹어도 배부르겠는데요?
남편과 이모님은 내가 먹는 모습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고 맛 평가를 기대하고 계셨던 거 같아 부담스러웠지만
냉큼 만두를 들고 소스를 듬뿍 묻혀서 한입 베어 물었는데 바삭바삭함 속에 소고기 육즙이 나오면서 잘 익은 양파가 곁들여져 느끼함을 덜어주고 향신료가 너무 쌔지 않아 거북하기보단 고기 잡내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준 거 같아 까탈스러운 입맛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먹어치웠다
쌈사는 우즈베키스탄 대표 음식 중 하나이며 내가 좋아하는 우즈베키스탄 음식 중 하나이다
여기서 팁은 쌈싸 소에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 먹으면 매운 걸 좋아하는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도 한번 드셔 보세요~
고기 꼬치 구이네~맛있겠다
한 입 딱 물었는데 이건 뭐지......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보통 소금 간을 많이 한다
샤로프의 샤슬릭의 PR이 시작됐다
이 고기로 말할 거 같으면~~~~
........;;
고기 진짜 안 좋아? 우즈베크 사람들은 고기 진짜 잘 먹어 나중에 우즈베크 가면 먹어보자
바로 해서 먹으면 진짜 맛있어. 그리고 양고기가 진짜 맛있어!!
실제로 결혼식 때문에 우즈베크에 갔을 때 집에 요리사분이 오셔서 샤슬릭을 숯불에 구워 양고기 샤슬릭을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었던 냉동고기가 아닌 신선한 양고기였고 숯불에 바로 구어 한국인인 나를 고려해 향신료는 넣지 않았으며 소금도 약간만 해서 나에게 건넸다
고기를 안 좋아하는 나인데 사람들이 왜 고기가 담백하고 부드럽고 입에서 녹는다고 하는지 알게 된 순간이었다
우즈베크에 있는 내내 결혼식을 갈 때면 황제 다이어트한답시고 샤슬릭을 무한정 먹어 됐다
배가 어느덧 다 차 있을 때 메인 요리라며 먹어보라 하신다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더 이상 배불러서 못 먹겠다는 눈치를 주었지만(초반에 상위에 올려져 있는 초콜릿과 케이크를 너무 먹었다)
눈치코치 없는 샤로프는 자신감에 찬 눈빛으로 나에게 음식을 건넸다
오쉬야 먹어봐~!! 우즈베크에선 명절이나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하는 음식이야
메인 음식을 먼저 줬어야지. 배부른데~
(우즈베크는 음식을 먹을 때 순서가 있다 상 위에는 주식인 넌(빵)과 요리된 음식부터 과일 그리고 초콜릿 견과류 케이크 등 올려져 있고 가벼운 음식부터 메인 음식을 먹은 후 견과류와 과일 디저트를 먹으며 차를 마신다 단순히 식사만 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가족과 침목도 다지고 지인과의 안부도 묻고 하기에 식사시간이 꽤 길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은 밥도 뚝딱 차리고 TV를 보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으면 빨리 먹으라고 혼나기 일쑤였던 이런 우리나라와는 많이 달랐다
이게 뭐야; 물 대신 기름 부어 밥한 거야?ㅠㅠ
(요즘 같은 웰빙시대에.. 평소 음식을 먹을 땐 일부러 기름이 적고 소금 간은 거의 안 해 먹는 나로서는 우즈베크 음식이 처음에는 낯설고 많이 부담스러웠다)
속으로 혼잣말을 하고 있는데 정성과 고마움에 숟가락을 일단 들었다
나중에 시집가서 배운 음식이지만
기름을 프라이팬에 국자로 두 번 붓고 마늘로 넣고 향을 낸 후 고기를 볶고 당근을 채 썰어 넣고 볶은 후 콩도 넣는다 소금물로 쌀을 헹궈 밥에 간을 한 다음 냄비에 밥 짓듯이 밥을 한다
꼬슬꼬슬하게 밥을 잘하는 나이지만 오쉬는 난도가 높아서 우즈베크 며느리들도 잘 못하는 음식이라고 한다
결혼 후에 남편에게 해준 적이 있는데 밥이 죽이 된 적도 있다(지금도 잘 못한다;)
오쉬를 처음 먹었을 때는 기름을 먹는 것 같고 이게 뭔 맛인가.. 거북스러웠지만
두 번째 먹게 됐을 때는 고소하니 맛있네 했고? 세 번째 먹었을 때는 맛있었다
그 뒤부턴
자기 오늘 저녁 오쉬 해 먹자!!! 가 됐다
우즈베크 음식이 익숙해진 건지 모르겠지만 당근을 싫어하는 내가 오쉬를 먹고 난 후부터
잘 먹기 시작했고 기름이 단순히 살이 찌는 식용유 같은 게 아니고 우리나라 들기름처럼 콩으로 짜낸 기름이기에 더 맘 놓고 먹었다
이 밖에 내가 우즈베크 현지에서 매일같이 먹었던 현지 음식이 있는데 바로 라그만이라는 요리다
라그만 요리는 막내 이모님이 요리를 잘하셔서 맛있게 먹기도 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에 soy라는 유명한 맛집 레스토랑이 있는데
우리는 타슈켄트에 갈 때마다 soy를 갔고 나는 라그만을 시켰다
라그만은 면 요리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철판 볶음면 같이 면을 야채와 고기를 곁들여 볶은 면 요리이다(라그만은 최초의 면요리라고 들었다)
빵보다 밥을 좋아하지만 이 음식을 먹을 때면 빵을 꼭 시켜서 소스에 묻혀 먹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와 파프리카와 각종 야채가 들어있고
한국인이 먹기에 거부감이 덜할 음식이라고 생각이 든다
우즈베크는 물가가 저렴한 편인데 특히 식품이 많이 저렴하다
나처럼 먹는 것을 좋아한다면 우즈베키스탄은 그야말로 천국이다
마지막으로 라와쉬를 소개해 주고 싶다
우즈베크에 있는 동안 라와쉬는
정말 입에 달고 살았던 음식 중하나이다
터키는 케밥이 유명한데 터키와 가까워 영향을 받아 우즈베크 스타일의 케밥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라와쉬이다
토마토소스와 마요네즈 소스가 듬뿍 들어있고 감자를 얇게 썰어 튀긴 후 안에 야채와 고기를 같이 넣어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한 번에 베어 무는 맛이랄까? 고기의 담백함에 야채가 느끼함을 잡아주고 소스 충인 나에게는 조화가 딱 맞는 햄버거였다
집 근처 에이 음식점은 생긴 지 얼마 안 돼 깨끗하고 맛도 있어 자주 갔는데 정말 많이 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우즈베크 음식들은 모두 정성이 들어가 있고 그 정성 덕에 맛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남편의 집에 가면 시골이라 그런지 사람들 간의 정이 넘처나는걸 느낄 수 있다
손님이 자주 오기에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상이다.
생일이나 파티가 있는 날 중요한 손님이 오시면 이런 음식 장만을 하는데 실제로 차린 상을 보면 예쁜 그릇부터 과일과 음식들이 보석처럼 반짝반짝 예쁘다
상에는 견과류, 과일, 초콜릿, 케이크,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 콜라(길거리에서 콜라 들고 다니는 사람들 엄청 많이 봤다)
등 올려져 있고 중요한 건 아직 쌈사와 오쉬 등 메인 음식은 나오기 전인데
앉아서 간단히 먹으면 메인 음식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한다
집에 시어머님, 며느리와 딸 여자들 많아서 그런지 금방금방 차리고 또 금방금방 치운다
정말이지 우즈베키스탄,
음식으로부터 사람의 정을 듬뿍 느낄수있는 따뜻한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