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명상을 위한 존2 훈련 (zone 2 training)하는 법
명상의 기본은 움직임 명상이다
눈감고 앉아서 명상을 하는 것이 어떤 이유로든 불편한 느낌이 들면, 자리에서 일어나 빨리 걷거나 천천히 달리는 유산소 운동을 하며 명상을 하는 것이 좋다. 원래 명상의 기본은 움직임 명상이다. 2달 가량 꾸준히 존2 훈련을 하면 몸과 마음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다. 마음근력이 강화되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게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유산소 운동은 자신의 체력에 비해 너무 과하게 해서 문제가 된다. 숨이 헐떡이도록 최선을 다해 체력이 닿는 데까지 운동하려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되고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마음근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라면 정신력의 힘으로 기를 쓰며 이를 악물고 달려야만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체력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은 그 효과가 미미할뿐더러 오히려 몸과 마음을 모두 약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부상의 위험도 더 커진다. 고유감각 훈련을 위한 유산소 운동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려면 심박수가 2단계에 지속해서 머물도록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이른바 존투(zone 2) 트레이닝을 강력히 추천한다.
가장 약한 강도의 운동이 1단계라 하면 최대심박수에 근접한 정도의 강한 운동이 5단계 (zone 5)다. 때에 따라서는 운동 강도를 여섯이나 일곱 단계로 나누기도 한다. 천천히 걷는 정도의 1단계보다 조금 더 센 강도의 운동이 2단계 운동이다. 2단계 중에서도 심박수가 상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즉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의 강도가 적절하다는 뜻이다.
이 부근에서 우리 몸은 가장 효율적인 신진대사를 한다. 몸으로 들어오는 산소의 양과 근육에 의해서 소비되는 산소의 양이 정확히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이보다 더 센 강도로 운동하면 약간씩 무산소 운동으로 전환되면서 몸에 젖산이 쌓이기 시작한다.
젖산 자체는 열량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근육의 손상과 통증도 막아주므로 좋은 것이긴 하지만, 젖산이 축적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곧 유산소 운동의 최대치 범위를 넘어섰다는 뜻이며 몸이 전혀 다른 형태의 에너지 생산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운동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2단계 운동의 핵심이다.
소비되는 산소와 사용되는 산소가 균형을 이루도록 유지하는 2단계 운동을 꾸준히 하면 세포의 에너지 생산 효율이 높아진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토콘드리아의 능력이 강해질 뿐만 아니라 미토콘드리아의 숫자 자체도 늘어나게 된다.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되기도 한다(Attia, 2022). 이러한 효과는 3단계 이상의 운동에서는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무조건 열심히 세게 운동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가장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은 전체 운동시간의 80~90퍼센트를 2단계 운동에 할애하고 10~20퍼센트를 격렬한 4~5단계 운동에 할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시간 유산소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50분 정도는 2단계 심박수를 유지하다가 마지막 10분(또는 5분) 동안 최대심박수에 근접한 5단계 운동을 하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60분 내내 체력이 다 소진되도록 기를 쓰고 운동하는 것보다 체력증진이나 운동능력 향상에 훨씬 더 효과적이고, 심폐기능 향상에도 훨씬 더 도움이 된다. 극단적인 심폐기능을 요구하는 운동인 사이클 선수들의 심폐지구력과 마지막 어택에 필요한 강력한 근력과 파워를 키우는 데에도 고강도 인터벌 훈련보다도 2단계 중심의 훈련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입증되었다(San-Millán et al., 2020).
물론 2단계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고유감각 훈련을 하는 것도 훨씬 더 용이하다. 2단계 운동의 어려운 점은 30분이든 50분이든 꽤 긴 시간을 일정하게 천천히 달려야(운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고 좀 더 세게 달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잠시 집중하지 않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3단계로 넘어가곤 한다. 따라서 운동하는 내내 나의 몸과 심박수에 집중해야 한다. 2단계 유산소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아주 훌륭한 운동 명상이라 할 수 있다.
존2 훈련을 위한 심박수 계산법
나의 2단계 심박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개인마다 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최대심박수의 65~75퍼센트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 정확하게 측정하고 싶다면 유산소 운동을 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젖산 레벨을 측정해보면 된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신 심박수를 통해서 근사치를 구해볼 수는 있다. 2단계 심박수의 역치(3단계로 넘어가기 전의 최상단)를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Luks, 2022).
0.7 × (최대심박수 – 휴지기 심박수) + 휴지기 심박수
이 공식에 따르면 나의 2단계 심박수 역치는 141이다(0.7 × (179 – 52) + 52 = 141).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 공식은 아무래도 수치가 좀 높게 나오는 듯하다. 최대심박수의 거의 80퍼센트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최대심박수의 75퍼센트(179 × 0.75 = 134)가 더 정확한 2단계 역치를 구하는 방법인 듯하다.
이러한 공식에 따라 본인의 2단계 역치(최대 유산소 운동 심박수)를 구한 후에 운동 중에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계속 모니터하면서 그 심박수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분당 심박수는 요즈음 흔히 구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나 스포츠 밴드로 쉽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휴지기 심박수는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일어나기 직전에 침대에 누운 채로 측정하면 된다. 아침 기상 직후에 누워서 재는 심박수는 그냥 편안하게 가만히 앉아서 재는 심박수보다는 약간 낮게 나온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재면 분당 심박수가 58 정도 나오는데 아침 기상 직후 일어나기 전의 분당 심박수는 52 정도다.
가장 쉽게 존2 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빨리 걷거나 천천히 달리는 것이다. 자전거, 수영, 로잉, 계단오르기 등 어떠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서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존2 심박수를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을 안하던 사람이 갑자기 유산소 운동을 하게되면 아주 천천히 달려도 금방 존3로 넘어가게 된다. 그럼 다시 걸으면서 심박수가 존2 범위로 낮아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 다시 천천히 달리면 된다. 수영이나 자전거를 이용한 존2 훈련 역시 마찬가지다.
2단계 심박수를 유지하며 운동하는 것은 옆 사람과 간단한 대화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정도다. 예컨대 운동 중에 전화를 받았다면 상대방이 내가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정도로 약간 호흡은 거칠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계속 말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운동 강도다. 2단계 유산소 운동은 심장이 고르고 규칙적으로 뛰게 하는 훈련이므로 감정조절 능력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만약 숨이 차서 대화하는 데 방해가 되는 정도라면 이미 2단계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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