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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사는 이야기 Jun 13. 2023

호주 응급실 에피소드.

정신없이 바빠도, 슬프지만 감동적인 응급실.

응급실이란 곳은 사실상, 삶의 탄생에서 죽음을 목격하게 되는 실로 아주 경이로운 공간이다.

나는 이곳에서 벌써 6년간 몸을 담고 있는 중이라

여러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오늘만 해도, 갑작스레 아이 두 명이 태어났고, - 그것도 한 명은 그냥 병문안 온 아이 엄마 친구는데, 화장실에 갔다가 애가 나왔고. ㅎㅎ

리서스 베이에서 또 아이 한 명이 같은 시간에 태어났는데,

그 옆 리서스 베이에서는 멀쩡하던 젊은( 요즘엔 60대는 정말 젊다!) 아저씨 분이 갑자기 카디악 어레스트- 심정지로 돌아가셨다.

이 세 건의 사건이 불과 10 분사이에 다 일어난 일이었다.


또 병원 간 트랜스퍼(이동)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 병원 에스코트를 다녀오기도 하는데,

이럴 땐 또 응급차 안에서, 환자를 돌보는 경우는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주곤 한다.

오늘은 다리 동맥에 혈전이 가득 차 있던 아저씨 한 명을 응급 후송하였는데, 너무도 긴장하고 아파하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자니.

참 짠했다. 그래도 이렇게 이송하여, 수술받고, 2-3 주 뒤면 다시 꼭 건강한 모습을 찾게 될 거라고 이야기하니 아저씨 눈에도

반짝이는 빛이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이 일이 감사하다.


오늘의 호주 응급실 에피소드는 약간 트렌드가 있는 응급실.. 이란 주제인데,


우리 응급실은 약간 외각에 위치해 있는 병원이라

간간히 농장에서 일을 해서 이송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날은 정말 무엇 때문일까 궁급할 정도로,

그날따라,  리서스 베이 (소생실) 전부, 말에서 떨어진 사람 (말이 생각보다 크기에, 거의 1.5 미터 이상에서 떨어지는 낙상이다.)

소에게 발길질 당해 온 사람 ( 갈비뼈가 부서짐..)이 가득 찼다.

정말 우리끼리, 지구 기운이 이상한 거 아니냐며 신기해했었다.

환자들 말론, 정말 착하디 착한, 말과 소가 오늘따라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 둘렀다.


그리고 또 어떤 날은,

리서스 베이 가득,

자동차 사고로 온 경우로 꽉 찬 경우인데, 같은 차로 사고를 당하는 게 아니라,

그날따라, 자동차 사고가 많은 경우가 있다.


그리고 또 어떤 날은.

주변 파티가 있는 경우엔,

술에 가득 취해, 넘어지거나, 싸웠거나, 약을 했거나 해서 사고가 난 경우로 가득 채우고.


또 어떤 날씨가 좋은 날엔,

아이들이 신나게 놀다가,

팔이 부러져서 오거나, 트램펄린을 타다 넘어져서 오거나,

자전거에서 떨어져 사고가 나서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참 신기하게 이런 날들이 있다.

트렌드 있게 사고 나는 경우들.

그런 경우를 볼 때마다,

오늘은 “ 이날”이야라고 간호사들끼리 속삭인다. ㅎㅎㅎ


오늘은 “낙상 fall ”의 날이야.

오늘은 “뼈 부러진 날” fracture 이야.

오늘은 “차사고” MVA (motor vehicle accident) 날이야.

오늘은 “ 술사고” achohol 날이야 등등.


그리고 요 몇 주, 잠잠하던 코로나 환자들이 다시 방문을 시작해,

오늘은 covid 날이야!라고 했던 날도 며칠 있었더랬다. 그날은 정말 10 명이 넘게 코로나로 방문한 경우였다.


참..

요즘엔 아픈 환자들이 정말 많다.


정말.

간호사란 직업은 영원할 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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