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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날 Jul 04. 2024

비 오는 날

詩, 냇물_1

"비 맞을라~"

엄마가 형아에게

빨강이를



"비 맞지 말고~"

엄마가 아빠에게

까망이를


노랑 버스를 기다리는

나에게는 노랑이를


비가 나를 때릴까 봐

엄마가 준 방패

노랑방패


막둥이가 다섯 살 때였다.

우산을 씌워줬는데 빗줄기를 완전히 가리지 못했다.

그때 막둥이가 한 말은 비 오는 날이나

우산을 쓰고 가는 작은 사람들을 보면 늘 떠오른다.

"엄마, 비가 나 때려..."

식구들이 나갈 때 엄마가 챙겨주는 우산의 역할을

막둥이는 잘 해석하고 있었다.

그런 날이었다. 비가 오고, 작은 아이가 내 손을 잡고 있고, 피곤한데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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