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물_4
젖은 운동화를 말려준 엄마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잠든 그 밤
엄마는 부뚜막에 내 운동화를 만져보며
뒤적뒤적했겠구나.
젖은 신발 벗어두고 잠든
내 아이를 보며
젖은 운동화에 대한 걱정은
운동화 주인이 아닌
운동화 주인의 엄마의 것이었음을,
비가 쏟아져도
숨어있는 별들이 반짝이는 오늘밤
나는 내 아이의 운동화를 말리며 알게 되었다.
건조기 덕분에 젖은 옷, 신발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뽀송해지는 요즘. 장마철에 학교 오가는 길의 그 질척거림이 다시 생각났다. 내가 자랄 때의 불편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신문명의 세대에게 젖은 운동화쯤이야.
당연한 보살핌, 당연한 사랑의 형체를 알게 되는 그때에 내 아이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으려나... 이미 우리는 불편함을 공유할 수 없는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오래된 마음에 기대어 너의 젖은 운동화를 건조기에 넣는다. 그 순간 엄마와 나는 같은 역사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