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물_3
빨리 학교 들어가고 싶어.
형아들이랑 같이 다니잖아.
저번에 엄마가
형들한테 동생 잘 챙겨 그랬거든
내가 가방이야?
말했다가 엄마가 막 웃었는데
괜히 그랬어..
형아들이 나 안 좋아하면 어쩌지.
나만 기쁜 걸까?
형이 나를 챙겨 줄까?
모두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형들을 통해 알아버린 동생.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너무나 멋진 형님들의 삶.
작은 유치원 가방보다 조금 큰 가방을 새로 산 날,
막둥이는 이리저리 메어보고 몸을 흔들며 내게 말했다.
"엄마, 나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
형들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럼 나만 기쁜 거예요? ”
입이 뾰족해진 막둥이가 어찌나 귀엽던지..
막둥이의 기대처럼 형들과 학교에 가는 영광은 자주 오지 않았지만, 학교에 형이 둘이나 있다는 것은 안정감을 줄 수도 있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동생 좀 챙기란 내 말에
“내가 가방이야? 왜 챙기라고 해? ”라고 되묻더니
형들이 챙겨주길 은근히 바라는 눈치였다.
아니 당연히 그럴 줄 알고 기대한다. 이 아이는.
"동생 손 잡아줘야지~
뛰지 마! 네가 뛰면 동생도 뛰다가 넘어져!
동생 하나 주고 먹어~" 등등.
태어나서부터 동생이라는 왕좌에 앉아 있던 막둥이는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형들의 위대한 삶을 존경하기 시작했다.
형들은 그간의 귀찮음을 느껴보라는 듯
가르쳐줬다가 말았다가...
반짝이는 눈을 한 얄미웠던 막내는 겸손하게 배워갔다.
큰아이지만 어린이일 뿐이었던 우리 큰아이에게
미안했던 저녁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