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물_7
엄마는 나만 오면 설거지하고 그래.
나 없을 때 좀 하지~
오늘 점심시간에 김치가 매워서
엄마 생각이 났어.
물에 씻어 먹고 싶었는데
몸에 좋은 거니까 참고 먹으랬어.
선생님이.
체육선생님이 태권체조 시켰는데
동혁이 팔꿈치에 코를 맞았어
코가 매웠어.
눈물이 나오는데
엄마도 보고 싶었단 말이야.
엄마는 뭐 했어?
엄마는 나 안 보고 싶었어?
엄마, 설거지는 좀 나 없을 때 하란 말이야.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의 하소연을 들은 날.
설거지하는 내 뒷모습에 대고 혼잣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를 낸 것도 아닌.
’나 없을 때 좀 하지....‘
뒤통수가 얼얼했다고 해야 하나..
엄마들은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있다더니 내 뒤통수에 달린 눈이 아이의 표정을 다 읽어버렸다.
그대로 물을 잠그고, 미안~엄마가 오늘 잠을 좀 잤어.
우리 동동이, 오늘 엄마 많이 보고 싶었구나~
대답 대신 내 품에 안긴 아이는 한아름 꽃다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