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공원의 길고양이들은 잘 지내고 있어.

by 보니또글밥상

12월이 되었지만 어제까지는 날씨가 덜 추웠는데 오늘은 많이 춥네.

꼬맹이 네가 있는 곳은 춥지는 않지?

춥지 않아야 할 텐데... 꼬맹이 너는 추운 걸 싫어했잖아.

나도 추운 걸 싫어하는데 그런 점은 닮았다, 그렇지?^^


오늘은 꼬맹이 너한테 그동안 얘기해 주었던 낙성대 공원의 길고양이들의 근황을 알려주려고 해.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었고 그래서 이 추운 날씨에 잘 지내고 있는지 네가 궁금해할 것 같아서 말이야.

내가 저번에 말했던 세 마리의 고양이들은 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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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이는 전보다 더 크고 아늑하고 좋은 집이 생겼어.

그리고 그동안 앓았던 구내염도 많이 좋아져서 지금은 추운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해서 이렇게 털을 찌웠지.

또 한동안 나의 손길을 거부했던 장군이가 이제는 나를 보면 먼저 아는 척을 해주고 나한테 다가오기도 해.

그리고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고 몸을 비벼대면 난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몸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장군이가 좋아하는 궁둥이 팡팡도 열심히 해주고 있지.


널 보내고 나서 한동안은 이렇게 장군이를 만졌을 때 너를 쓰다듬었던 느낌이 생각나서 마음이 힘들기도 했었어.

그래도 장군이랑 노랑이를 쓰다듬고 궁둥이 팡팡을 해주면서 떠나간 너를 대신에서 느끼는 그 감촉들이 날 위로해 주기도 했기에 이젠 좋아.

가끔은 그렇게 이 길고양이들을 쓰다듬다가 너를 떠올리는 그 순간들도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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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예쁜 장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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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이도 잘 지내고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이렇게 나와서 겨울 햇빛을 즐기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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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렇게 낮잠을 자기도 하고.

이렇게 곤히 자고 있을 때는 나도 깨우지 않고 살짝 보기만 해.

그리고 갈 때마다 잘 있어서 안심을 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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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나타난 치즈 태비 길고양이.

내가 이름을 지었는데 그냥 '치즈'라고 지었어. 너무 직관적인 이름이지만 딱 보기에도 '치즈'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것 같아서 말이야.

'언니는 참 작명 센스가 없어. 내 이름이 '꼬맹이'인 것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치즈라니...'

라고 불평을 쏟아내는 게 들리는 것 같지만 그건 기분 탓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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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는 츄르를 좋아해서 갈 때마다 만나면 주는데 이 날도 역시나 잘 먹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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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눈 내렸을 때 갔더니 이렇게 둘이 나와 있더라.

차가운 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 좀 짠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둘 다 자신들의 집에서 따뜻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많은 분들이 낙성대 공원의 길고양이들인 장군이랑 노랑이랑 치즈를 잘 돌봐주시고 계시거든.

난 그분들처럼은 못하지만 산책 갈 때마다 길고양이들 안부 확인하고 눈인사하고 이렇게 츄르를 챙겨주는 정도인데 갈 때마다 길고양이들이 잘 있는 모습을 보며 안심을 해.


장군이는 본 지 대략 6~7년은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잘 지내고 있어서 기특하고,

노랑이는 작년 11월에 보고 1년이 좀 넘어가는데 역시 잘 지내고 있어서 기특하고,

치즈는 본 지 몇 달 안 됐지만 역시 노랑이랑 잘 어울리고 잘 지내고 있어서 기특해.


그냥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기특하고 고맙더라.

그런 마음을 꼬맹이 넌 알까?

치매가 온 이후로 날 힘들게 했던 너였지만 그래도 살아 있는 네가 기특했고 고마웠던 날들이 많았어.

오히려 너한테 내가 부족한 보호자였었지...


이미 다 지나간 일이지만 그래도 너를 추억하는 게 좋아서 여전히 자주 꼬맹이 너를 떠올리고 있단다.

이런 내가 보고 싶다면 그리고 그립다면 내가 너를 떠올리는 시간의 해만큼(100,000,000,000,000,000,000) 생각해 주면 돼.

아마도 내가 너를 찾아가는 그날까지 계속해야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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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립고 그리운 존재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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