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반려견, 꼬맹이라는 존재의 무거움

by 보니또글밥상

일주일 전이었어.

약속이 있어서 아침부터 부랴부랴 서둘러서 나갔지.

약속 장소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 해서 버스정류장으로 속도를 내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겨울이라는 계절답게 바람이 불고 춥더라.


따뜻한 겨울 패딩을 입었음에도 행여나 겨울 찬바람이 틈새로 들어올까 봐 잔뜩 몸을 웅크리며 걸어가는데

내 눈에 들어온 장면이 지금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내가 바삐 걸어갔던 버스 정류장 근처에 큰 동물병원이 있는데 그 동물 병원은 꼬맹이 너도 딱 한 번 그것도 이른 새벽에 갔던 곳이었어.

그 동물 병원에 대한 기억은 아픔으로 남아 있어서 그 동물 병원 앞을 지나칠 때면 빠르게 걸으며 지나치곤 했지.


그 동물 병원 앞을 지나치려고 하는 찰나에 덤덤한 표정을 한 모녀인듯한 사람들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서 있더라.

딸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소녀는 두 손으로 커다란 상자를 들고 있었고 엄마로 보이는 중년 여성은 캐리어를 들고 있었어.

중년 여성이 들고 있었던 캐리어가 부는 바람에 살짝 흔들렸는데 가벼워서 흔들렸을 거야.

불과 몇 분 전까지 혹은 몇 십분 전까지는 살아있었을 그들의 반려동물의 묵직한 무게에 겨울바람이 분다 하여 흔들리지 않았을 캐리어.

조금 전까지 주인 없이 비어 있었던 상자에 담겨 이제는 주인을 찾아 처음보다 무거워진 상자.

둘은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울고 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속으로 그 슬픔을 누르고 있었을 것 같아.


그 모습을 보는데 꼬맹이 너를 보냈던 순간이 떠올라서 갑자기 울컥했는데 눈물이 나오는 것을 겨우 참았어.

비가 내렸다면 우산이 내 얼굴을 가릴 수 있으니 실컷 울기라고 하지.

눈이라도 내렸다면 우산으로 내 얼굴을 가리며 울면서 갈 수라도 있지.

맑은 하늘에 겨울 햇빛마저 환하게 쏟아져 내리는 날에 날 가려주는 것이 없으니 나는 쏟아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았고 두 모녀는 밀려드는 슬픔을 참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어.

아마도 가족이거나 동물 장례식을 치러주는 장례업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서로 모르는 사이이지만 그녀들의 슬픔이 오래가지 않기를 그리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그들의 반려동물이 평온하게 가기를 기도했어.


꼬맹이 너를 보내고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가끔은 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오곤 해.

그리고 잠들기 전에 꼬맹이 네가 나 좀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하고 때로는 너의 무심함에 투정을 부리기도 해.

그러나 한편으로는 얼마나 신나고 재미나게 잘 지내고 있으면 나를 잊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나를 내가 애써 위로하기도 하는데 너 정말 이렇게 무심하기야?


에휴... 이렇게 투덜대봤자 너에겐 들리지 않겠지...

들렸다면 그래서 네 귀가 너무 간지럽다면 좀 와라.

지구가 추워서 못 온다는 핑계는 대지 말 것!

내가 널 내 품 안에 꼭 안고 다닐 거니까!!


너를 안아 들었을 때의 그 무거움을 느끼고 싶고 너를 만졌을 때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고 투덜거리며

종이비행기로 만들어 지구에서 너의 별로 날려 보낸다.


추신 : 꼭 답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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