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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23. 2020

우리가 사랑에 빠진 그날

호주 선샤인 코스트 - 누사, 헤이스팅스 스트리트

이제는 지역을 크게 옮겨서 10일 정도 푹 쉬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아직 한국 여행 책자에도 찾아보기 힘든 ‘선샤인 코스트’라는 지역이었는데 우리는 이 지역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다시 돌아온 호주에서 지금까지 1년 넘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지낼 예정이다.


어떻게 이 ‘선샤인 코스트’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 남겨두려고 한다.



<테마> 선샤인 코스트 ‘누사’ 둘러보기 (19.05.01~03)

<멤버> 30대 중반 우리 부부, 6살 아들






<누사/더 헤이스팅스 비치 하우스/헤이스팅스 스트리트/누사 빌리지>


정든 골드코스트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먼길을 떠났다. 1시간 넘게 열심히 달려서 ‘누사’에 있는 우리의 다섯 번째 숙소에 도착했다.


더 헤이스팅스 비치 하우스

- 퀸즐랜드 선샤인 코스트

- 헤이스팅스 스트리트 & 누사 메인 비치 바로 앞

- 5/1(수) ~ 5/11(토) 10박 

- 총 140만 (14만/1박)

- 우리 세 가족 머물렀던 곳

- 3층 구조, 1층 주차장/세탁실, 2층 거실/주방, 3층 침실 2/화장실 2

- 총평 : 우리 세 가족에게 너무 거대하게 다가왔던 넉넉하고 좋았던 숙소, 에어컨의 히터 기능을 늦게 발견해서 밤마다 떨었던 기억 ^^;;, 위치는 정말 대박급, 누사 비치랑 아주 가깝고, 핫한 헤이스팅스 스트리트 중앙에 위치, 가게/음식점 그냥 나가면 있음, 가성비 좋고, 독립 주택이어서 매우 편함, 준영이 재워놓고 다른 층에서 노는 재미도 있었음


*호주 여행 숙소/호텔이 궁금하다면? (다른 매거진 글 읽기)



숙소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짐과 차를 넣어두고는 배가 고파서 바로 길을 나섰다. 숙소를 나오자마자 ‘더 헤이스팅스 스트리트’가 눈에 펼쳐졌다. 아기자기한 상가 거리가 마음에 들었다.


둘러보기 전에 가장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을 서둘렀다. (배가 고프면 아무것도 구경할 수 없다) 다행히 퓨전 아시안 메뉴들이 우리 마음에 들었고 덕분에 여유롭게 천천히 주변을 산책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앞에 있고 앞으로 자주 오게 될 ‘누사 헤즈 메인 비치’를 걸었다. 적당한 사이즈와 적당한 붐빔이 마음에 들었다.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한 서프 클럽, 식당, 카페도 좋았다.


아침부터 이동해 온 피곤함과 배부름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더 이상의 산책은 무리였다.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청했다. 편안하고 안락한 숙소 덕에 푹 자고 일어나서 와이프와 이곳에서 10일을 어떻게 보낼지 상의했다. (이런 무계획 여행이 너무도 좋다)


저녁을 먹을 겸 마트와 상점들이 몰려있는 ‘누사 빌리지’로 아주 살짝 이동했다. 검색해둔 한인 식당에 들러 애매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한식을 먹었다. (우리 말고는 모두 현지인, 외국인 들이었다! -> 전통 한식 스타일이 아니었다 ㅡㅜ)


근처 대형 마트 콜스에서 장을 좀 보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따뜻한 물로 자쿠지 욕조에서 몸을 편안하게 만든 뒤 잠이 들었다.


자유로운 영혼 / 술잘못 / 누사 메인 비치



<에코 크루즈/카이저 아일랜드/테완틴/올데이 페리 패스/갤러리/도서관>


다음날이 밝았다. 오늘은 미리 예약해 둔 크루즈 투어와 올데이 페리 패스를 통해 누사 전 지역을 눈에 담아볼 심산이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투어 집결지를 더듬더듬 찾아 나섰다.


우리가 예약한 투어는 ‘에코 크루즈’ 투어였는데 이름처럼 보호지역과 주변 자연환경에 대한 설명과 둘러봄이 들어있는 코스였다.


기다리는 동안 아들이 나무 담장을 손으로 만지고 놀다가 손바닥에 가시 몇 개에 박히고 말았다. (ㅡㅜ)

매표소와 크루즈에 핀셋이 있는지 물었지만 적당한 물건을 얻을 수 없었고 우선 최대한 정리한 뒤 투어에 합류했다.


선장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투어는 시작되었다. 우리 말고도 시니어 관광객 분들이 몇 쌍 있었고 매우 소규모 그룹이었다. 주변의 보호지역과 카이저 아일랜드(?)를 둘러보며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다. (절반도 채 알아듣지 못해 나중에는 그냥 눈으로 직접 둘러보고 이해하기로 했다)


중간에 어떤 섬에 내려 나무와 동물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운이 좋게도 주머니쥐(파썸)를 직접 나무 위에 있는 녀석을 발견하기도 했다. 중간에 배 안에서 티타임도 가지며 쿠키와 함께 간식을 먹었다.


쌍안경을 나누어 주어서 아들이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았는데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쌍안경을 건네받아 확인해보니 뚜껑 덮개를 벗기지 않고 사용하고 있었다. 하하. 그 모습을 본 옆 관광객 커플이 어찌나 웃던지. 하하.


오전 투어를 마치고 다시 집결지로 돌아왔다. 이 ‘에코 크루즈’의 또 다른 장점은 해당 티켓에 하루 종일 페리를 탈 수 있는 ‘올데이 페리 패스’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었다. 이 곳 누사에는 페리로 갈 수 있는 여러 정류장이 있었고 우리는 그 페리들을 타고 이것 저곳을 둘러보았다.


우선 점심을 오랜만에 인디아 카레로 맛나게 먹었다. 열심히 찾아간 갤러리는 마침 내부 공사 중이었고 근처 가게에서 바늘, 라이터, 핀셋을 사서 아들 손바닥의 가시를 뽑았다. 가려던 도서관은 중간에 만난 강변 놀이터에 아들이 푹 빠져서 못 갔다.


그 강변 놀이터가 정말 경치와 위치가 최고였다. 바로 옆에는 잔잔한 강이 펼쳐졌고 놀이터와 공원, 바비큐장이 한가로이 붙어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그곳에서 놀며 쉬다가 마지막 페리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 마지막 페리는 선장님의 선곡에 따라 신나는 음악이 나왔는데 우리가 탔던 2층에서는 ‘댄스 타임’이 벌어졌다. 옆에 있던 네 가족은 아주 열심히 즐겼고 흥이난 우리 아들과 와이프도 흥을 발산했다.


조용한 강 위에서 만난 오랜만의 시끄러운 분위기가 반가웠다. 페리가 지나는 강가의 주택들에서도 들리는 음악과 인사에 반응해 주었다. 휴양지여서 그런지 모두의 마음이 여유로워 보였다.


그렇게 페리 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진지한 아들 / 덥개가 덮혀있던 쌍안경 / 나이트 댄스 타임



<누사 헤즈 메인 비치>


세 번째 날은 본격 해변에서 늘어지기를 하기로 했다. 아침을 챙겨 먹고 ‘누사 헤즈 메인 비치’로 짐을 챙겨 걸어갔다. (가까워서 좋다!) 자리를 잡고 해수욕, 모래놀이, 파도타기 등 열심히 놀았다.


이 곳 파도가 꽤 대단해서 나와 와이프는 선글라스를 끼고 들어갔다가 파도에 맞아서 모두 잃어버렸다. 파도에 잘못 맞으면 허리가 꺾여서 다칠 수도 있겠다는 공포심도 들 정도였다. 다른 관광객들을 살펴보니 큰 파도에 타이밍을 맞춰서 파도타기 수영을 하며 놀고 있었다. 나중에는 우리도 제법 익숙해져서 신나게 즐겼다.


하루 종일 놀려고 했지만 우리의 저질 체력이 이미 바닥이 나서 짐을 챙겨서 해산물 튀김을 잔뜩 테이크 아웃하여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도 수영장이 있었는데 모두 바다에 가고 사람이 없었다. 수영장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냠냠 먹었다. 우리만의 수영장에서 열심히 다이빙을 하며 놀았다. (아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하하. 지금 생각해보면 다이빙 금지였는지도 모르겠다 ㅡㅜ)


지친 우리는 다시 숙소에서 낮잠을 잤다. (먹고 놀고 자고 대단한 스케줄이었다)


해 질 녘에 일어나서는 장을 봐와서 저녁을 맛나게 먹고는 아들과 다시 쿨쿨 잤다.


누사 메인 비치 / 휴식 중 아들 / 아들이 좋아했던 다이빙



정말 아무 생각과 기대와 계획 없이 온 이곳 선샤인 코스트 누사는 휴양을 즐기기 너무 좋은 천국이었다.


지금도 우리에게 ‘누사’는 그런 안락함이 늘어지는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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