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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27. 2020

이거 샀어? 집에 있었어?

아빠랑 같이 하원 하기

3년 전 그때는 아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구나. 하하.


지금도 아들과 붙어 있느라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나누다가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데 예전부터 그랬었나 보다.


사진 속의 우리는 지금과 아주 조금(?) 다르지만 함께 지내는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정도는 늘 한결같고 늘 감사하며 지낼 수 있기를!






20171031


매주 수요일은 내가 준영이를 굴렁쇠에 데리러 가는 날이다. 더 많은 날 해야 하지만 6시 칼퇴해서 가도 7시까지 도착하기에 너무 빠듯하다. ㅡㅜ (좀 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지지난주 수요일에는 저녁에 수지 꿈 학교(대안 초등/중등학교) 설명회를 한다고 하여, 준영이를 데리러 갈 겸 참석하기로 했다. (파랑은 야근 ㅜ) 


여느 때와 같이 허겁지겁 도착했고, 다른 엄마들과 아이들은 주최자가 준비한 김밥을 먹고 있었다.


'어 준영이는 밥 혼자 안 먹을 텐데.. 어디에 있지?' 하고 준영이를 찾았는데, 김밥 한 줄의 마지막 하나를 한 입에 넣고 있었다.


엄마 아빠 없이 ‘형아'같이 밥을 잘 먹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나한테 달려왔다.


'준영아~ 굴렁쇠에서는 밥 잘 먹는구나~ 혼자서 잘 먹어서 고마워~'




그리고 나도 챙겨 먹고, 설명회가 시작되었는데... 준영이가 중간중간 나를 찾으러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왔다 갔다를 했는데 준영이가 친구들과 형님들과 어떻게 노는지 볼 수 있었다.


터전에는 벽돌 무늬의 종이 블록이 많은데 이걸로 정말 무궁무진하게 놀이를 이어간다고 들었다. 그때도 열심히 무언가 (성이라고도 했다가 자동차라고도 했다가 계속 변했다 ㅎ) 만들면서 같이 노는 모습을 흥미롭게 보고 있었다.


이미 졸업한 형님(초등학생)이 동생들 노는데 장난을 친다고 쌓아둔 블록을 '툭' 부수자, 만들던 아이들이 모두 불만을 표현했다.


준영이는 요즘 한창 푹 빠진 ‘번개 파워' 놀이에서 응용하여 그 형님에게 '번개 파워'를 강력하게 시전 하였다. 그 형님은 제일 아가인 준영이를 보고 '음.. 이 녀석은 뭐지?' 하고는 별 대응 없이 허허 웃고는 사라졌다. 하하.


중간에 소변도 잘 참았다가 어린이 변기에서 해결하면서 형아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집과는 달랐다)




우여곡절 끝에 설명회를 마치고 나서려는데 (중간에 계속 끊어가며 들어서) 신발장에서 준영이가 내 신발을 보더니...


'이거 샀어? 집에 있었어?'


자주 안 신던 운동화라서 처음 보았나 보다. 이런 대화도 할 수 있다니 참 신기했다.


집에 오는 중에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하여


'준영아 날씨가 쌀쌀해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추울 것 같은데~?'

'아니야~ 모자 쓰고 먹으면 안 추워~'


어 그래. 먹자 먹자. 하나씩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집 소파에 같이 앉아서 먹는데...


'아빠 아이스크림은 뭐야? 먹어볼래'

'아빠 거는 어른 거라서 준영이한테는 맛이 없을지도 몰라~'

‘(먹은 뒤) 맛이 있네~ 맛이 있네~'


그렇게 몇 번 더 내 걸 먹고는 만족해했다. 




이렇게 둘만의 시간이 마냥 쉽지만은 않지만 단 둘이 나누는 대화는 항상 신기함의 연속이다.


더 많이 더 자주 함께 하자 아들아!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아이스크림이 좋아요 / 억울한 아들 / 꽃밭에서 투샷 (아빠 표정은 화난 게 아니고 원래 이러함)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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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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