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Sep 02. 2020

늘 밖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실내 생활

호주 사회/생활/문화/분위기 2편

지난 편에서는 호주 사람들의 가족과 함께하고 저녁과 아침을 누리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둘러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야외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 모습과 집안에서의 생활 특징, 그리고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생일날과 생일파티 모습을 남겨본다.






일상적인 운동과 야외활동



이곳 호주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달리는 사람을 볼 수 있고 길에서도 쉽게 스케이트 보드, 자전거 등을 타는 친구들을 볼 수 있다. 바다에 가면 서핑하는 사람들이 언제든 항상 많이 둥둥 떠 있다(실제로 출퇴근 하기 전후에 서핑을 하고 간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한국에서의 운동은 뭔가 헬스장, 피트니스장 같은 곳에서 나름 전문적인 분위기 속에서 소수가 즐기는 분위기로 남아 있다. (그동안 내가 그렇게 운동을 해와서 그럴 수도 있다)


이곳은 아무래도 주변 환경이 대자연과 접해있다 보니 특별한 조깅, 워킹 코스가 필요 없이 어지간한 모든 길이 푸르른 자연 속을 달리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남녀노소, 연령 불문하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걷고, 뛰고 있다. 유모차와 강아지를 동시에 이끌며 뛰어가는 엄마들의 모습이 아주 흔하다.


굳이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들의 식습관을 보면 많이 운동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이놈의 칩스는 어딜 가도 맛있다!) 워낙 고지방, 고단백, 고염, 고당으로 자극적인 음식들이 곳곳에서 유혹을 하기 때문에 먹으면 뛰어야만 한다.


그리고 태양이 있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공원, 해변가 등등에서 선탠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햇빛을 좋아해서도 있겠지만 서양인들의 신체 특성상 햇빛이 필요해서 인 것 같다. 너무 햇빛을 많이 쬐면 오히려 피부암이 유발되어서 차라리 비타민 D는 그냥 영양제를 통해 먹고 태양을 피하는 게 건강하게 사는 법이라고 조언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유가 어쨌든 간에 이곳의 전반적으로 늘 야외에서 활동적인 분위기는 매우 보기 좋다.


어떤 분위기인지 가장 빠르게 이해를 도와 보자면...


내가 옷을 입고 길을 가다가 어떤 생각에서든지 (더워서 or 선탠 하고 싶어서 or 그냥) 갑자기 웃옷을 벗고 맨몸을 보이며 걸어가도 아무도 이상하게 안 쳐다본다. 이미 길 건너편에 그런 사람이 한둘 더 있다.





카펫 깔린 집안, 신발 신는 문화, 맨발 문화



이곳의 집안에는 어김없이 ‘카펫’가 깔려있다. 우리나라의 일반 마루 바닥이 아니다. 일부 주방, 거실이 타일 바닥인 곳도 많지만 방에는 카펫이 거의 100프로 깔려있다. 처음에 참 적응 안 되는 문화였다.


어떤 장점이 있어서 그런 걸까 생각해보았는데... 포근한 느낌? 청소 안 해도 잘 눈에 안 띄는 것? 잘 모르겠다. 이제는 적응을 해서 살고는 있는데 특별한 장점을 아직 잘 모르겠다.



거기에 플러스로 우리로선 상상할 수 없는 문화가 있는데... 바로 집안에서 신발을 신고 있는 문화이다.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ㅡㅜ 밖에서 모든 균들과 먼지들을 잘 모아 온 신발을 집안으로 고스란히 가지고 들어오다니. ㅠㅠ 그래서 그런 먼지나 흙이 티가 잘 안 나도록 카펫을 깔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국가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많아져서 신발을 벗고 사는 습관도 많이 알려졌다고 한다. 우리가 처음에 집을 구할 때도, ‘신발 벗는 문화’를 많이 어필했었다.


지금 사는 집에 여러 전문가가 집을 체크하고 고치러 들어오실 때도 어떤 분은 여전히 신발을 신고 들어오시고, 어떤 분은 신발을 벗고 들어오신다.



오히려 신발을 신은 게 나아 보일 때도 있다. 이곳에는 맨발로 다니는 문화가 있다. 야외 공원, 놀이터뿐만이 아니라 일반 상점, 마트에서도 맨발로 다니는 현지인을 많이 볼 수 있다. 신발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편하고 그런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 단체로 맨발로 쇼핑몰과 마트를 활보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발이 안 아픈가? 뭐라도 찔리면 어쩌지? 저러고 집에 들어갈 땐 그냥? 우리와 발바닥 구조가 다소 다른 듯하다. 어린아이들도 맨발로 많이 데리고 다닌다.



가끔은 이곳의 철저한 위생/안전 관념과 상반되는 문화들을 볼 때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이런 혼란이 없어진다면 이곳에 적응을 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중요한 생일, 생일파티



이곳에서 아이들은 매우 귀중한 존재이다. 신흥국인 호주에서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나라의 힘이라고 인식하고 정책과 예산을 집중한다. 그리고 서양권의 문화의 영향이 큰 것 같은데... 아이들의 생일과 생일파티가 아주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일날은 중요한 날이지만, 미역국을 먹으며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생일을 맞은 아이에게 집중하는 분위기이다. 그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날이며 즐겁고 행복한 특별한 날이 되도록 주변에서 굉장히 노력한다.


그래서 여럿이 모여서 축하해주는 생일파티도 매우 흔하다. 이곳 호주 스타일답게 야외에 모여서 수십 명이 축하하는 생일파티를 쉽게 볼 수 있다. 수많은 공원의 바비큐장과 테이블이 주말에는 생일파티 장소로 모두 변신한다. 우리도 아들 유치원 친구의 첫 생일파티에 다녀왔고 그 집 아이들이 5명임에 놀라고, 생일파티를 모두 챙겨서 열어주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왔다.


우리는 아직 엄두가 나지도 않고, 아들 녀석이 그런 낯섦을 좋아하지도 원하지도 않아서 작년에는 따로 하지 않았다. 혹시 학교에 가서 이런 문화에 적응하면 우리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이렇게 모두의 사랑과 관심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생일 문화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이곳에서 우리 아들도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기를!



‘호주 가족 문화, 저녁과 아침이 있는 삶, 인사하는 문화가 궁금하다면?'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