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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Sep 30. 2020

아빠 나한테 말하지 마

5살 준영이의 급성장 에피소드 1

올해 1월 29일은 아들이 학교에 간 첫날이었다. 그날은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이 찾아왔다. 아직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적응을 하고 있는 타지에서 보내는 학교라 그런지 보내는 우리 부부의 마음에 설렘, 걱정, 감사 모두 밀려왔다.


정말 대견한 것은 그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해내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었다. 첫날 하루 종일 긴장 속에 지냈을 아들이 안쓰럽지만 너무 티를 내면 안 될 것 같아서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2년 전 그때를 떠올리고 일기를 읽어보면 마냥 어린 아기, 아이 같은 아들이 정말 많이 크고 있나 보다.


앞으로 수많은 새로움이 다가오겠지만 지금처럼 네게 맞는 방식으로 대하고 행동하면 될 거야!


앞으로도 즐겁게 학교 가보자! 사랑해 아들.






20180129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요즘 준영이의 말과 행동이 눈에 띄게 성장했음을 느끼고 있다. (나랑 파랑 모두 너무도 바빴던..) 1월에 있었던 인상 깊었던 준영이와의 일들을 남겨본다.



<눈물이 나 ㅡㅜ>

나나 파랑이 준영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우선 ‘무엇 무엇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굴렁쇠에서 배운 대로) 준영이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긴박한 상황 (어떤 물건을 던진다던지, 위험한 장난을 치려고 할 때..)에는 바로 목소리와 표정이 무거워지며 그 행동을 제지하게 된다.


이젠 제법 커서 그럴 때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경우가 있다. ‘아빠랑 엄마랑 ‘이놈’ 하면 눈물 나 ㅜㅜ’ 


이럴 때는 꼭 안아 주면서 위험한 상황이어서 그랬다고 이해를 구한다. 다음부터는 준영이도 조심하고, 나도 조금 더 좋게 말하겠다고 서로 이야기한다. 물론 반복이 되고 있지만 ^^;;



<야근 중 응원 메시지>

가끔 일이 좀 급하면 회사에서 야근을 하게 되는데... 자기 전에 영상통화로 준영이를 만난다. 이번에도 인사를 하는 중이었는데...


'아빠 졸려? 회사에서 자면 안 돼~'

'어 고마워~ 금방 갈게~'

'엉~ 난 아빠 침대서 잘 꺼야~’


뭐지 이 녀석. 하하.



<전래동화 이야기 듣기>

요즘은 차에서 전래동화 CD 모음집을 듣고 있는데 작년 해 보내기 잔치에서 직접 연습하고 공연했던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를 여러 번 듣고 있다. 내가 종종 등장인물들 대사를 흉내 내며 장난을 치는데...


‘할멈 왜 울으~? 아빠 똑같지~?

'그거 아니야~ 내가 연습해줄까?’


이 녀석 한번 해봤다고 선배 행세를 한다.



<마트에 못 간 날>

하루는 굴렁쇠가 교사대회로 인해 휴원을 했는데 그날 저녁에 외식을 하면서 밥을 잘 먹으면 마트 (장난감 가게가 있어서 요즘 제일 핫한 곳이다)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너무 밥 먹는 태도가 불량하여 이번만큼은 약속대로 마트를 가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 내내 엄청 울었는데, 돌아와서 사정을 들어보니... ‘나는 장난도 안 치고, 밥도 잘 먹었는데 ㅜ 잘못한 거 없는데 혼났어 ㅠㅠ’


음...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생각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침을 잘 먹고 마트로 갔다. 하하.



<슈퍼 영웅 놀이>

요즘은 종종 아기 때 듣던 노래와 놀이가 생각나는지 가끔 예전(?) 놀이를 재현하곤 한다. 뽀로로 팬 시절 좋아했던 ‘슈퍼영웅 뽀로로’ 노래를 부르면서 놀길래 수건으로 망토를 해주었더니... 아주 신나서 그날은 하루 종일, 심지어 잘 때도 수건을 두르고 잠들었다. 하하.


'슈퍼영웅 홍준영~ 얍얍얍얍~'



<혼자서 하는 역할극>

요즘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는 장난감으로 혼자서 역할극 하기다. 놀이방에 장난감을 모아두었는데, 혼자서 놀기는 무서운지 아빠랑 같이 가자고 한다. 그런데 같이 들어가서는... ‘아빠 나한테 말하지 마~’라고 하며 혼자서 신나게 장난감들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면서 논다. 어쩌다 웃긴 대화에 내가 웃으면 ‘아빠 말하지 말라고~ 아빠는 책 읽어~’ 라며 반응을 한다. 하지만 이도 오래지 않아 ‘아빠 이거 해줘~'하며 같이 논다.



<첫 번째 창작 옛날이야기>

잠자기 전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소재가 떨어진 날이었다. 최근 듣던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패러디하였다. 악어와 하마가 친구인데 길을 가다 호랑이를 만났는데 잡아먹으려 하자 '입이 더 크면 살려줘!’라고 하면서 결국 악어랑 하마가 호랑이보다 입이 더 커서 살아났다는 그런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였다. (대단한데?) 꽤 반응이 좋았다~ 성공~!



요즘엔 정말 본인 말대로 ‘귀엽고 귀여운' 우리 아들이다.


한창 귀여울 때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나만의 첫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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