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데드or 워킹대드
‘워킹맘’이라는 말이 있다. 초록색 창에 검색하면 바로 그 뜻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워킹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한 설명이다. 검색 후에는 연관 검색어에 상대되는 말 ‘워킹대드’가 나타나면 클릭 한 번으로 뜻을 찾으려 했으나 나오지 않는다. 이상하다. 아주 귀찮지만 다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 <워킹데드Walking Dead: 좀비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드라마>. 눈을 의심하게 된다. 오탈자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적절하게 고쳐서 찾아주는 기능에 의해 ‘워킹데드’를 검색한 결과가 나왔다. 이게 워킹대드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남성의 존재가 좀비의 존재보다도 더 비현실적이라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동안 워킹맘이라는 단어는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들어봤다. 실제로 이에 해당하는 여성 본인도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고, 주변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른다. 하지만 워킹대드라고 불리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참 이상하다. 엄마가 있다면 당연히 아빠가 있을 텐데 왜 워킹대드라는 말은 없을까? 모두 외벌이 가정인가? 아니면 싱글맘? 아닐 것이다. 일하는 아빠들의 사무실 책상에는 대부분 사랑스러운 자식들 사진이 놓여 있다. 분명히 워킹맘에는 짝꿍 워킹대드가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실재하지 않고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걸까? 이런 비대칭 구조는 대칭 구조에 적합한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워킹맘’이라는 글자와 그 뜻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글자와 뜻을 연결지어 보았다. ‘워킹’은 ‘일’에, ‘맘’은 ‘육아’에 연결이 된다. 다음으로 대드라는 말을 떠올려 봤다. 육아라는 의미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는 뜻이 딸려 나왔다. 내 의식 속 ‘아빠’라는 말 자체에 ‘일’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일하고 일하는 사람’. 이렇게 동일한 뜻의 중복이기 때문에 애초에 탄생할 수 없는 단어였다. 이 단어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남성이라는 뜻과는 연결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아빠라는 말이 육아와 연결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사회적 인식까지 반영한 인공지능 검색 능력을 갖추고 있는 초록색 창을 칭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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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