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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Oct 11. 2020

여긴 그런 어린이집 아니에요

공동육아와 함께 다시 태어난 아빠

꿈과 현실 간의 괴리는 생각보다 컸다. 난 그저 그런 평범한 아빠로 적당히 살아가고 있었다. 육아에 대한 모든 고민과 결정은 모두 파랑이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아빠들도 다 비슷할 것이라는 민망한 자기 위로뿐이었다. 함께 일을 하고 함께 육아를 했지만 언제나 먼저 생각하고 행동에 나서는 것은 어쩐지 모두 파랑이 먼저였다. 나는 늘 반 박자 늦었다. 발맞추어 나가는 것이 버거웠고 애매한 조연으로 지내는 스스로를 안타까워했다. 주연이 되고 싶었지만 그것을 감당할 배짱도, 가진 것을 내어놓을 용기도 부족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커가는 아이 곁에서 나를 잊지 말라는 힘없는 서성거림을 반복할 뿐이었다. 


우리 아이는 늦은 생일 덕분에 태어난 지 14개월 만에 3살이 되었고 그때부터 어린이집을 다녔다. 집 근처에 있던 파랑의 사내 어린이집을 보내고 싶었지만 추첨운은 따라 주지 않았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어린이집에는 대기자 수가 수 백 명이었고 결국 차로 이동해서 보내는 곳으로 결정되었다. 다닌 지 1년이 지날 무렵 갑작스런 통보를 받았다. 어린이집을 나가 달라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였다. 0~3세의 어린 아기들만 받을 예정이기에 4세가 되는 우리 아이는 다른 어린이집을 찾아보라고 했다. 2월 말이었기 때문에 이미 다른 어린이집 충원이 마감될 시기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이야말로 아빠가 나설 차례였다. 살고 있는 지역의 100여 개의 어린이집 목록을 작성하고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자리가 없다는 대답을 계속 받았다. 하지만 이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전화를 걸었다. 끝없는 연락처 목록을 들고 쉬지 않고 “자리 있나요?”를 외치는 내 모습은 영업 사원이나 취업 준비생으로 보였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보든 말든 난 점점 줄어드는 연락처를 보며 타들어 가는 마음으로 계속 전화를 돌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지금도 기억나는 그 따뜻한 목소리가 나타났다. 


저희 어린이집에 자리 있어요.

*운명처럼 나타난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만남은 어땠을까? (책에서 만나요!)



『아빠 육아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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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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