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
우리 아이는 또래 아이들이 한글을 뗄 때 24절기를 즐겼으며, 산수를 연습할 때 전래 동요를 불렀고, 영어를 외울 때 꽃과 풀을 만졌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을 하지 않았다. 서로 존중하며 배웠고 늘 자연에서 뛰놀며 자연에서 배웠다. 바른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 먹으며 또래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살아가고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우리 아이는 입시를 위한 공부보다는 주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연, 사람, 관계’를 배웠다. 조기 교육, 선수 학습의 나라에서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이곳이 정말 좋았다.
우리 가족의 순수한 행복은 많은 의심을 유발했다. 아이가 한 살씩 먹어갈수록 주변인들의 우려는 구체적으로 찾아왔다. “언제까지 글자도 모르게 둘 거야?”, “이제 놀 만큼 놀았으니 슬슬 공부시켜야지?” 특히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는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의 걱정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지금이 정말 좋은데,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키워가면 좋겠는데.... 이런 우리의 모습은 한걸음이라도 먼저 달려가려는 주변에 비해 멍하니 머물러 있는 팔자 좋은 사람들로 비추어졌다. 날카로운 시선과 오지랖이 쏟아져 내렸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세상 물정 모르고 한심하게 앉아있니? 그러다 애 망친다.” 아무리 우리의 기쁨을 설명하려 해도 딱딱한 벽이 막아선 듯 말이 통하지 않았다
고민을 시작했다. 아이가 크면 클수록 압박은 점점 심해질 것이 분명했다. 지금이야 어린이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생각을 함께하는 강력한 동료들과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내후년에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면? 우리가 정말 우리의 신념대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이미 시작된 경주에서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주변을 바라보면서도 우리 발걸음을 지킬 수 있을까? 누구보다도 그 비교와 경쟁을 진하게 경험한 우리가 본능적으로 아이를 조련하지 않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아예 공동육아를 몰랐다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아무것도 고민하지 않고 그저 남이 정해 놓은 대로 살면 된다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나자 정해진 방향을 선택할 수 없었다.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고민은 계속되었지만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상하고 걱정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확신을 주지 못했다. 그러다가 아이가 이곳에서 걸어가게 될 길을 이미 모두 경험한 우리를 바라봤다. 고민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쉽게 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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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