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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May 07. 2021

이제 너 없이 못 살아

호주 식기세척기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피할 수 없이 자주 맞닥뜨리는 상황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 설거지는 누가 할 것인가?’


서로 번갈아가면서 하고, 바쁜 일 없는 사람이 먼저 하고, 가위바위보로 정하고 등 여러 방법을 써왔다. 하지만 결국 뒷정리하는 시간이 적게는 30분 많게는 1시간이 넘기도 해서 누가 하든지 간에 매우 아까웠다. 열심히 준비하고 맛있게 먹을 때까지는 참 좋은데 정리할 때만 되면 모든 게 귀찮아진다. 이런 게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것일까?


그런데! 이곳 호주에 와서는 그런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졌다. 여기서는 ‘식기세척기(디시 워셔)’가 거의 기본 디폴트 옵션이기 때문이다. 여행 다니면서 어느 숙소를 가든지 있었고, 집을 알아보러 다닐 때도 빠짐없이 있었다.


가정의 긴장감을 없애주고, 모두가 화목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이것. 어쩔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한 우리 집 ‘식기세척기’를 만나보자. (정확히는 우리 집도 아니고 우리 식기세척기도 아니다. 항상 느끼지만 '우리'라는 말은 참 대단한 말이다.)






외부 전경


아무리 봐도 잘 생겼다. 우리 식기세척기. 아 '우리'거 아니지.


뭔가 웅장하고 굉장히 다부지게 생겼다. 그동안 써 본 것 중에서 가장 큰 사이즈다.


여기도 유럽제가 인기인지 ‘Made in Europe’이라고 크게 쓰여있다. (그런데 유럽이라고 하면 도대체 어디일까? 내가 모르는 유럽이라는 나라가 있는 걸까? 아니면 회사 이름인가?)


스위치, 전기&물 효율 등급 스티커가 붙어있다. (효율이 어떻든 알 바가 아니다. 안 좋다고 안 쓸건가?)




내부 전경


연출이 아닌 실제 상황입니다.


안을 열어보면... 비어있는 적이 없어서 항상 이렇다.


각종 주방에서 쓰이는 모든 것들이 들어간다. 커다란 냄비부터 도시락 통, 수저류, 그릇, 컵 등등 다 넣는다.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것을 넣는다.  스킬이 나날이 늘고 있다. 안 들어갈 것 같은 것도 넣을 수 있다.




사용시간, 비용


각종 사용 옵션 / 에너지, 물 효율


사용 시간은 옵션에 따라 다양하다. 절반 모드도 있고, 에코 모드, 강력 모드 등이 있다. 대충 30분에서 1시간이면 된다. 세척이 끝나면 건조를 위해 꼭 문을 활짝 열어둔다.


호주 와서 들은 조언 중에서 ‘전기세, 물세가 상당하니 조심해야 한다’였다. 실제로 비용이 많이 나올까 봐 식기세척기를 안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린 일단 그냥 처음 몇 달은 쓸 것 다 쓰고 살아봤다. 그런데 별로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 1번 디시 워셔를 꼭 돌린다. 


생각해보면 30분~1시간 직접 설거지하면서 쓰는 물도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 같았다. 뭐 스트레스를 날려주니 비용이 더 나와도 기꺼이 낼 것이지만!




세제


세제 넣는 칸 / 세제 / 세척기 세척 세제


내부에 보면 이렇게 무언가 넣는 칸이 있다. 여기에는 식기세척기 세제를 넣으면 된다.


우린 할인 마트에서 파는 대용량을 사서 쓰고 있다. (가격은 매우 저렴했던 것 기억한다 - 10불 정도)


그리고, 한 달에 1번 정도 식기세척기 자체를 청소해주면 좋다고 한다. (파랑 담당 - 난 이미 매일 스스로 깨끗이 씻는 친구를 또 씻길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외면 중) 거기에 쓰이는 세제가 따로 있다. (그럼 식기세척기 세척 세제인 건가?)






이용 후기


식기세척기를 이용하면서 주방 용품을 살 때 꼭 확인하는 것이 있다. 바로 ‘디시 워셔 이용 가능 여부’다. 이용이 불가능하다면 그냥 내려놓고 다른 가능한 것을 찾는다. 이만큼 매우 중독적이다.


‘설거지’로부터의 해방을 시킨 공로는 정말 노벨상이든 뭐든 큰 상을 주어야 한다. 기름때를 닦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공감할 것이다. 디시 워셔는 기름기 없애는 선수다.


우리는 삼시 세끼 설거지 거리를 잘 모아서 저녁에 한 번에 돌린다. 이러기 위해서는 그릇에 3끼 이상치가 필요하고 손님용까지 해서 여유 그릇이 좀 더 필요하다. 래서 식기 세척기 이용을 위해 그릇을 샀다.


하지만 이런 것도 ‘설거지’로부터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다시 살게 되면 식기세척기는 꼭 장만할 것이다. 아니 어디에서 살더라도 꼭 장만할 것이다!


이제 식기세척기, 너 없으면 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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