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자신감이 불러오는 비극
남자들이 흔히 하는 착각의 순간이 있다. 바로 샤워 후 거울로 자신을 비춰볼 때다. ‘흠.... 그래 나 정도면 정말 괜찮지!’ 황당무계한 자신감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이 내겐 한 번 더 있었다. ‘흠.... 그래 나 정도면 정말 괜찮은 아빠지!’ 처음 아빠가 되자마자 한동안 이 착각 속에 살았다. 앞서 소개한 ‘사전 아빠 테스트’의 결과는 당연히 3번 유형인 ‘무한 자신감’이었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믿었다. 무조건 다 잘할 수 있다고 아빠가 되기도 전부터 그랬다. 나처럼 준비된 아빠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거라고.
이 모든 게 허황한 착각임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감과 무지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조합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나와 같이 의지는 충만하지만 아는 게 없어서 초심이 사그라드는 슬픈 일은 막아야 한다. 마음은 앞서지만 계속되는 실수에 의욕이 뚝뚝 떨어지고 결국 나가떨어져서 평생 남의 일처럼 여기는 남(의) 편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막상 아이가 태어나서 아빠가 되어도 뭐가 크게 달라진 건지 잘 모른다. 아빠가 되었다고 부푼 마음만큼 나서 보지만 정작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갓 태어난 아기를 엄마품에서 떼어내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모유 수유를 도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젖몸살을 해결해 줄 수도 없다. 어찌 되었든 처음에는 엄마를 중심으로 아이는 자란다. 갓 태어난 엄마와 아이 사이는 견고한 성 같다. 아빠가 들어갈 틈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러면 곧 ‘나는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하며 멍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욕만 앞선 아빠는 조금 진정하고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남편–아이–아내’ 그 안엔 분명히 아빠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아빠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부분이 꼭 존재한다.
앞으로 소개할 나의 경험은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처음 어린이집을 가는 순간까지, 만 0세에서 2세까지의 기간에 대해 다룬다. 모든 일의 처음이 중요하듯이 이때 아빠의 행동과 태도가 앞으로의 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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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