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키즈카페 - Chipmunks Playland & Cafe
아침부터 아들은 설렜다. 거의 2년 만에 실내 놀이터, 키즈카페에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굴렁쇠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원 없이 뛰어놀다 와서 갈 체력이 없었고, 호주에서는 워낙 밖에서 뛰어놀기 좋은 환경 덕에 갈 일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가게 된 이유는 근처에 계시는 이웃께서 고맙게도 아들 데리고 가보라고 티켓(쿠폰)을 선물로 주신 덕분이다. (감사합니다!) 가기 전 날 현장 사진을 보여줬더니 아들이 의외로 엄청 좋아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당일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더니 아주 빠르게 나갈 준비를 마쳤다. (제발 학교 갈 때 이러면 좋겠다) 차로 10분 거리의 그곳에 도착했다.
이용 나이 : 0~11 세
가격 : 2세 미만 12불, 3~11세 15불 / 5회권 55불, 10회권 99불
시간 : 제한 없음 (최대 장점)
규정 : 부모 관찰 보호 필수 / 신발 노 & 양말 필수 / 외부 음식 음료수 노노
입구에 스낵바가 있고 주문하면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들어서면 이미 칩스(감자튀김) 냄새가 가득하다. 중앙에 어른들을 위한 테이블이 놓여있고 사이드에 놀이시설이 붙어있는 배치다. 생일잔치를 위한 파티룸도 2개 있었다. 아이들을 안전하게 풀어놓기 좋은 장소.
갓난아이들(0~2세)과 그 이상 친구들이 노는 놀이터가 나누어져 있었다. 같이 놀면 와일드한 이곳 친구들 때문에 다칠 수 있으니 잘 구분해두었다. 이곳은 아들이 놀 3~11세를 위한 놀이시설.
전체적으로 한국 키즈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만의 아들은 매우 신났다. 뒤뚱뒤뚱 아가 아가 할 때와는 다른 스스로 몸을 놀릴 수 있는 즐김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여기저기 오르락내리락 한 덕분에 체력을 많이 소진할 수 있었다. (나이스! 내 목적은 이거 하나!) 난 별 기대 안 했었다. 아빠랑 같이 놀자고 계속 나를 데려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혼자서 훨씬 재밌게 놀았다.
나의 예상시간이었던 2시간을 훌쩍 넘기며 오전 내내 쉬지 않고 놀았다. 점심을 엄마와 함께 집에서 먹기로 해서 아쉬운 마음을 안고 돌아왔다.
그냥 가기 아쉬운 아들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마음에 들었다며 찍어달라고 코카콜라 광고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알록달록 디자인을 좋아하는 아들. 언제 이걸 보았는지 참. 난 주변을 보지 않고 직진하는 스타일이라서 목적지 외에는 안 보인다.
다음에 또 가길 원한다면 언제든 오자고 했다. 이렇게 신나게 날뛸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었다. 그러나... 체력이 좋아진 아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깊은 꿀 낮잠을 예상했지만 아들은 끝끝내 잠들지 않았다. 인생은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다.
* 아빠로서 아들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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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pmunks Playland & Cafe Sippy Dow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