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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02. 2021

돈이 급하면 은행 말고 마트로 가자!

호주 마트에서 현금 찾기

호주는 참 넓다. 한적해서 좋은 점이 많다. 가끔 오밀조밀하게 한 곳에 다 몰려있던 한국이 어땠었는지 잊을 만큼 전혀 다르다. 호주도 도시 중심가는 다르겠지만 내가 있는 시골은 아무튼 정말 넓고 한적하다.


그러다 보니 가끔 불편할 때가 있었다. 급하게 현금을 찾아야 할 때 가까운 은행이나 ATM이 별로 가깝지 않을 때다. 이 가까움은 절대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그동안 현금을 찾기 위해 불편해했었는데 얼마 전에 기가 막힌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주 보는 우리 사랑 호주 대형 마트에서 아주 손쉽게 현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반신반의하며 다녀왔는데 정말 가능했다. 아직 모르시는 분들과 말도 안 된다는 분들을 위해 그때를 남겨둔다.






마트에서 현금 찾은 날



1. 가까운 마트 찾기


늘 자주 가던 ‘콜스’로 향했다. 경쟁 마트인 울워스도 된다. 그 외 커다란 마트 빅 더블유, 케이마트, 알디도 다 된다고 한다. 온 동네에서 다 해주는 것을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었다. 어떻게 나만 몰랐을까? 주변을 살피지 않고 앞만 보는 목표지향&직진본능 덕분이다. 내 탓이다.



2. 셀프 계산대로 향하기


영어 능력에 문제가 있어서 살아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곳 생활의 제1 원칙이다. 다행히 셀프 계산대 머신으로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기계 앞에 서서 한참 둘러보았다. 아무리 찾아도 현금 찾는 버튼을 못 찾았다. 하릴없이 직원분께 여쭤 보았다.


[나] "현금을 찾고 싶은데, 내가 처음이라서 잘 모르겠네~"

[직원] "(네가 제정신이라면) 뭐라도 물건 하나는 사서 계산해~ (우리가 은행은 아니잖아~)"


정말 은행 ATM처럼 이용하려던 나였다. 민망함에 아들 손을 붙잡고 가까운 매대로 갔다.



3. 물건 구매


옆에서 직원분의 설명을 단박에 알아들은 아들은 바로 즐겁게 무엇을 살까 고민했다. (아들! 정말 넌!) 갑자기 초콜릿과 장난감이 한 번에 든 그것을 들기에 제지했다. 우린 장난감을 사로 온 게 아니야. (뭔지 다 아시죠?) 그랬더니 츄파춥스를 샀다. 내가 생각해도 1개는 너무하니 당당하게 2개를 샀다.



4. 다시 셀프 계산대로


호기롭게 츄파춥스 2개를 들고 다시 셀프 계산대 머신과 마주했다. 바코드를 스캔하고 나서 계산 단계로 넘어가는데 어쩐지 그냥 계산이 되어버리고 끝날 것 같았다. 정말 피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아까 그 직원분께 물어보았다.


 [나] "(세상 당당하게) 나 물건 사 왔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캐시 아웃할 수 있을까?"

 [직원] "(절대 웃지 않으며) 이렇게 내가 하는 대로 하면 돼~"



5. 진짜 현금 찾는 방법


‘Pay’ 버튼을 누르고 ‘Card’를 선택하는 것 까지는 평소와 똑같았다. 그다음이 달랐다. 평소에는 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Tap’했는데 이번에는 ‘Insert’로 직접 결제 단말기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나면 결제 대금과 방식에 대한 옵션이 3가지 뜨는데 그때 ‘Saving (eftpos)’를 선택하면 된다. 10불부터 300불까지 뽑고 싶은 금액을 직접 입력했다. 그렇게 되면 물건 계산과 동시에 현금이 나온다. 영수증에는 물건 값 + 인출 현금 금액이 합쳐서 찍혀 나온다. 와우!




후기


신선했다. 심지어 수수료도 없어서 이제 은행에 갈 일이 있을까 싶었다. 셀프 계산대가 아닌 직원 있는 계산대에서도 요청할 수 있고, 종종 자주 물어본다고 한다. 'Any Cash out?' 그동안 물어봤었는지도 모른다. 못 알아듣고 모든 질문에 그러하듯이 괜찮아라고 해왔을 테다. (뭘 준다고 해도 내 귀를 믿지 못해서 일단 다 괜찮다고 하는 편)


역시 세상은 넓고 모르는 것은 많다.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기억되지 않을 것들도 많다. 이 경험과 기억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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