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Joon Aug 10. 2021

월세 좀 깎아줄래?

호주 렌트 하우스 생활 결산 및 계약 연장

이제 곧 다음 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집에서 지낸 지 딱 1년이 된다. 이곳의 계약은 1년 단위이기 때문에 계속 더 있을지 나갈지 정해야 한다. 휴직을 연장하면서 1년 더 머무르기로 했다. 야심 차게 가격 협상을 시도했던 경험과 그동안 지냈던 렌트 하우스 생활을 결산하고자 한다.


*이것도 벌써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 버린 지금에 놀랍니다.



좀 더 머물기로 한 사연






렌트비 협상 시도


약 1달 전쯤 계약기간 만료 시점이 도래한다는 알림 메일이 타운 하우스 매니저로부터 날아왔다. 이미 휴직 1년 연장이 결정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주변의 렌트비 시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부동산 경기가 조금 가라앉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똑같은 구조의 집이 보다 저렴한 조건으로 부동산 앱에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이거다 싶어서 바로 이메일로 회신했다.


‘안녕~ 벌써 1년이 다 되었다니 믿을 수가 없어. 우리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너무 만족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항상 쾌적하게 관리해 준 네 덕분이야 고마워. 우리는 당연히 이곳에 더 머무르고 싶단다. 얼마 전에 정말 우연하게도 우리와 비슷한 집이 저렴한 가격으로 나와있는 매물을 보게 되었어. (정말 우연히!) 혹시 집주인에게 우리가 정말 만족하고 있고 더 지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가격조정을 물어봐 줄 수 있겠니? 그래 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 연락 기다릴게!’


그동안 갈고닦았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편지 솜씨를 발휘했다.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혹시 조정이 된다면 완전 땡큐였고, 아니더라도 렌트비가 올라가지만 않아도 선방은 한 것이라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서 답 메일이 딱 예상대로 날아왔다.


‘안녕~ 너희 의견을 알려줘서 고마워. 우선 그 저렴한 집은 우리가 컨트롤하는 집이 아니야. (우리랑 상관없음) 불행하게도 가격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았어. 하지만 아주 기쁜 일이 있어! 지금과 같은 렌트비로 1년 계약을 할 수 있게 되었어. 최종 의사 확인을 해주면 이대로 계약서 업무 진행할게~’


이미 쓰여있는 기본적인 답변 포맷이라고 봐야 할 만큼 뻔한 답변이었다. 살짝 아쉬웠지만 안 올라서 다행이다라고 여기며 좋다고 회신하고 마무리했다.




렌트 계약 연장


코로나 때문인지, 아니면 계약 연장은 원래 그런 것인지 계약서는 온라인과 모바일로 아주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나와 아내, 그리고 타운 하우스 매니저과 집주인의 전자 서명을 통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최종 계약서가 이메일로 날아왔다. 너무 간단하고 편한 나머지 괜히 이 집을 처음에 구할 때의 고생이 생각났다. 그때를 돌아보며 얻은 경험과 정보를 정리해 두고자 한다.






렌트 생활 1년 종합 후기


우선 아무것도 모르고 이곳 호주에 와서 1달 반 동안 치열하게 집을 구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몰라도 너무 몰랐고, 달라고 너무 달랐다. 그때의 경험을 나름 잘 정리해 두었기에 정보가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호주에서 집 구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하는 것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정말 만족스럽다. 이제 타운 하우스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내 집처럼 편안하게 지낼 것 같다. 더 좁은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단지에서는 이제 살기 어려울 것 같다. 고르고 골라서 들어왔다기보다는 시간은 흐르고 남은 집은 이것밖에 없어서 오게 된 이 집인데 결과적으로 우리 가족은 이 집을 정말 사랑한다. 나중에 떠날 때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 집을 소개합니다



이젠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벌벌 떨었던 ‘정기 인스펙션’의 추억도 떠오른다. 남의 집이기에 잘 살고 있나 문제는 없나 확인을 3~4개월에 한 번 하는 절차인데 이게 괜히 걱정되었다. 혹시 밑 보여서 문제가 생기거나, 본드 비(보증금)를 떼어가거나, 계약 중도 해지 등등 다양한 생각도 했었다. 이젠 그냥 정기적으로 대청소한다는 생각으로 대하고 있다.


호주에는 집 청소 검사받는 날이 있다



2층 집에 살아본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경험은 충분하니 이젠 계단이 없는 곳에 살아야겠다는 강한 확신이 든다. (내 무릎...) 차고가 있는 경험도 아주 신선했다. 언제 이렇게 또 살아볼까 싶었다. 


호주에서 우리만의 차고를 가지게 된다면?



당분간은 정식으로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살 계획은 없지만 이곳에는 아주 흔한 쉐어/셰어 문화가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 비싼 주거비와 절차상의 번거로움 때문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엄청 큰 집에서 생활공간이 분리된 곳이라면 해 볼만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파랑과 나누곤 했었다. 지금은 아들과 함께 삶을 쉐어하며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호주에는 한 지붕 여러 가족이 정말 많다



1년을 살면 사계절을 모두 경험해 보듯이 그곳의 생활을 한 바퀴 모두 돌아보게 된다. 벌써 1년이 지난 것 같으면서도 이제 1년밖에 안되었다는 느낌도 있다. 어디서 어떻게 살며 지내든 당분간은 우리 세 식구 꼭 붙어서 살아가는 그곳이 홈, 스위트홈일 테니 항상 감사하며 지낸다.





이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돈이 급하면 은행 말고 마트로 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