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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n 08. 2021

지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호주 차고(Garage, 가라지) 문화

살면서 개인 주차 공간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


주차장은 내게 이런 곳이었다. 늘 많은 사람이 그보다 늘 더 많은 차를 운전하며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혈투를 벌이는 곳. 자리가 있네 없네 하며 울고 웃던 치열한 노력이 가득한 현장. 이것이 주차장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였다.


그런데 이곳 호주에서 살면서 팔자에도 없었을 개인 차고(가라지)를 가지게 되었다. 내 집이지만 내 집이 아닌 집이기에 차고에서 딴짓(?)은 못하고 있다. 그저 개인 주차 공간으로 충분히 만족하면서 조심스럽게 주차해두며 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집들은 좀 다르다. (분명 다 자기 집이겠지?) 이 ‘차고’를 정말 다양한 형태와 목적으로 사용하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차고 크기 종류


내가 보고 경험한 것은 모두 비슷비슷했다. 대부분 멀리서 리모컨 열쇠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자동문으로 되어있다. (처음엔 완전 신세계!)


차를 몇 대를 댈 수 있느냐에 따라 정도로 그 폭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본 것은 2대가 최대. 아직까지 3대를 댈 수 있는 차고는 못 봤는데 부잣집을 가면 있을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이런 개인 차고뿐만 아니라 집 주변에 주차 공간이 아주 넉넉하다. 지금 내가 머무르는 이 집도(타운하우스) ‘가라지 1대 + 카포트 1대 + 집 앞 2대’ 이렇게 4대를 댈 수 있고 방문객 주차 공간은 따로 또 있다. 하우스 형태 집(단독 주택) 주변 도로도 넉넉하여 항상 편하게 주차가 되어 있다. (특히 큰 차 - 보트, 캠핑카라든지)


무엇보다도 집에 와서 주차 공간 찾으려고 주차장을 헤맬 필요가 없어서 너무 좋다!




차고 사용 유형


이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은 정말 다양하다. 아래의 여러 목적들로 사용하는 것을 오며 가며 목격해왔다.


- 차를 넣자(차량 보관) : 당연히 차를 보관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


- 신발을 넣자(신발장) : 가족이 많아 많은 신발들을 차고 한편에 정리해두는 경우도 많았다.


- 다 넣자(창고) : 애매한 것은 다 여기에 보관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냉장고가 있는 경우도 봤음)


- 빨래를 넣자(건조실) : 닫힌 공간에서 빨래를 건조하면 좀 찝찝할 것 같은데 의외로 차고에 빨래 건조기와 건조대가 있는 집들이 많았다.


- GYM을 넣자(홈 헬스장) : 집에 헬스장을 차린 형태다. 이 또한 개인적으로는 답답할 것 같지만 제대로 갖춰놓고 사는 집들이 있어서 놀랐다.


- 일을 넣자(작업실) : 남자의 공간으로 탈바꿈해놓은 곳이다. 엄청난 공구들과 육중한 박스들. 나는 절대 가지지 않을 것이다. (왜 없는 일을 늘리고 만들어 내야 하는가?)


- 사람을 넣자(방/사무실) : 아예 차고가 아닌 공간 자체를 집안으로 들인 형태이다. 차를 바깥에 대기에 충분하면 이렇게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 오락을 넣자(영화관/게임방) : 이거다 이거. 이렇게 쓰는 것은 참 옳다. (아마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설치하지 않았을까 싶다)


- 야외를 넣자(아웃도어 용품 보관) : 거의 모든 집이 공통적인 부분일 텐데 각종 캠핑 도구들과 자전거, 서핑보드, 킥보드 등 온갖 종류의 스포츠 용품들을 보관한다.




그럼 우리 차고는?


우리 차고는 차량 1대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 (추가 3대 주차 가능 : '카포트 1대 + 집 앞 2대’)

우리는 얌전하게 차를 보관하는 스타일이다. (+신발장, 소소한 아웃도어 용품들)

필요할 경우 가끔 작업실로 변하기도 한다. (내 작업실은 아니다, 일 만들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 집 작업 콤비



가끔 ‘가라지 사커’라고 이름 붙인 운동을 아들과 즐긴다.

내가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지 요즘엔 아들이 원하지 않는다.


공을 한 번도 안 주네... 내가 너무 했구나...






나중에(?) 우리 진짜 집이 생긴다면 우리도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마음 같아서는 차고는 그냥 차고로 쓰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나는 추가적인 일을 만드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로 돌아가서 일하면 바로 병원에 실려가겠는데?)



오래 살다 보니 내 집 같은 우리 집이 궁금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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