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과 그리운 뽁이 얼굴
많이 많이 서운했던 시기였나 보다.
아들이 태어나고 나서 거의 빠짐없이 저녁에 들어가서 얼굴을 보았었는데 회사 일로 바빠져서 그러지 못해서 왜 이래야 하나 싶었었나 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아이가 훌쩍 커버려서 추억이 별로 없어요’
이렇게 후회도 아니고 반성도 아니고 그냥 나도 잘 모르겠다는 식의 아무 말은 나중에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언제나 아들 곁에 있는 결정에 너무 만족한다.
내 꿈은 여전히 좋은 아빠이다.
20170525
이번 주에 아들을 거의 못 봤다.
제대로 안아 보지도 잘 못했다.
월요일부터 일이 바뀌어 갑자기 야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아쉬운 아빠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별로 대하는 태도는 달라진 게 없는 아들이다.
사무실에서 저녁에 영상통화를 하는데, 괜히 불쑥 울컥하면서 이게 뭐 하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와이프랑 행복하게 살려고 일을 하는 건데,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요즘 말로 워라밸, 워킹 앤 라이프 밸런스를 중요시 하기에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이러다가 적응이 되어서, 흔한 직장인 아빠처럼 '바쁘게 일하다 보니 아이가 훌쩍 자라서 추억이 별로 없다'는 후회를 할까 겁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가족과 더 많은 시간과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겠다.
아들이 보고 싶은데, 지금 이미 꿈나라이다.
아들이 좋아하는 침대에서 이불이랑 뒹굴뒹굴하기를 같이 하고 싶다.
하루하루 부쩍 자라는 모습을 놓치는 게 너무 아쉽다.
사랑하는 아들, 많이 사랑해.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