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Quarter - 호주 야시장
다시 금요일이 찾아왔다. 불금이라 외치며 늦게까지 먹고 마시던 시절은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다. 해가 지기 무섭게 잠이 드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가끔 그런 금요일이 있다. 한 주를 수고한 우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은 날. 특히 그때 그 금요일이 그랬다. 아들은 새 학년에 적응해나가고 파랑은 새 학기 수업과 과제를 헤쳐나가고 있다. 나는 어쩐지 모를 늘어짐과 기운 없음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를 위해 떠났다. 놀고먹고 마실 수 있는 이곳으로!
오픈 시간 4시에 맞춰갔더니 반갑게 맞아주며 특별 프로모션을 선사했다. 입장료가 공짜일 뿐만 아니라 음료 50% 할인쿠폰도 3장이나 받았다! (원래 성인 5불, 아이 2불) 입장권을 미리 사둘까 했던 우리는 야호를 외치며 들어섰다.
바로 지정된 바(Bar)로 향했고 지역 맥주 2잔을 시켰다. (진저비어, 라거) 맥주를 손에 들고 기분 좋게 한 바퀴를 둘러보았다. 듣던 대로 아주 훌륭한 장소였다.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있었다.
우리는 맥주를 마시고 아들은 솜사탕을 마셨다.(마실 정도의 거대한 양) 공연장에서는 기분 좋은 기타 연주와 노래가 라이브로 흘러나왔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 그 분위기 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다.
아들은 목적이 따로 있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게 바로 '인형 뽑기'다. 동네 축제나 유원지에 가면 늘 있는 그것 말이다. 먼저 낚시를 통해 범고래 인형을 얻었다. 총쏘기를 통해 고리 넣기 장난감을 얻었다. (공기 버튼 눌러서 하는, 보면 다 아는 그것) 특히 총쏘기는 도와주려는 나보다 잘해서 민망했다. 계속되는 인형 뽑기를 파랑이 진정시켰고 다른 목적지로 향했다.
전부터 '범퍼카'를 타고 싶어 했는데 코로나 상황으로 자제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아 같이 탈 사람들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4팀이 모였고 시작되었다. 제법 큰 아들이 운전을 많이 했다. 시간도 넉넉히 주셔서 꽤 오랜 시간 즐겼다. 조금만 더 크면 이제 따로 탈 수 있겠지!
저녁을 먹을 심산이었기에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헝가리 전통 빵가게가 눈에 들어와서 갈릭 브레드를 먹었다. (새로운 맛, 좋다곤 안 했다) 한국 명동거리에서 자주 보던 회오리 감자도 아들의 요청으로 먹었다. (아는 그 맛) 또 한국에서 먹던 지팡이 뻥튀기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먹었는데 뻥튀기가 달라서 맛이 달랐다. (이것도 좋다곤 안 함)
먹는 중에도 공연은 계속되었다. 메인 공연을 위한 리허설도 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는데 꽤 유명한 밴드인 것 같았다. 가끔 인기 있는 공연이 있는 날에는 입장권이 암표로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우리도 그 공연을 가볼 까 했지만 아직 아들과는 어려울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한 바퀴를 둘러보고 나왔다. 점점 모여드는 사람들로 밤이 깊어지면 더욱 열정적인 곳으로 달아오를 것이 확실했다. 우리는 처음으로 입장한 대로 처음으로 퇴장했다. 집에 가서 놀거리가 많다는 아들의 희망 섞인 요청을 들어줘야 했고 우리의 체력도 점점 바닥이 나고 있었다. 집 근처 새로운 놀이 장소를 알게 되었다. 위로와 응원이 필요할 때 다시 찾겠다.
NightQuarter (매주 금/토 4시~10시, 매월 일 12시~7시) *운영 시간 변경 가능
https://goo.gl/maps/c4GQsYmqqaV4Tb7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