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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Feb 24. 2022

태풍에 맞선 거미 소년

호주 할로윈(Halloween) 두 번째

벌써 2번째다. 호주에서 ‘할로윈’ 데이를 보내는 건. 처음의 엄청난 경험을 통해 이번에도 아주 기대를 크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기예보에선 강력한 스톰(태풍)을 알려서 그날 아침부터 긴장했다. 중천에 떴던 해가 기울며 할로윈이 시작될 즈음엔 강력한 바람과 비구름이 몰려왔다. 날씨가 개일 기미가 안 보여서 걱정은 끝없이 커졌다. 이미 준비를 마친 아들을 보며 어찌해야 하나 하늘을 보며 고민했다.




할로윈 준비하기


아들은 아침부터 미리 준비한 콘셉트에 따라 파랑의 도움으로 꾸며나갔다. 먼저 손에 거미 한 마리 그려 넣고, 소품은 문제없나 한번 걸쳐보고. 본격 페이스 페인팅 시작! 그리고 완성된 업그레이드 ‘거미 소년 2020’ 기분도 최고! 이제 태풍만 멈추면 되는데...





본격 할로윈 즐기기


해가 지기 전에 나서야 했다. 더 늦어지면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오늘은 그냥 포기해야 하는 날씨였다. 놀랍게도 5시가 넘어가자 빗방울이 잦아들더니 완전히 멈췄다. 이때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나섰다. 다른 동네 사람들도 모두 ‘지금이야!’라는 마음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첫 집은 타운 하우스 단지 매니저가 살고 있는 집에서 아이들이 반겼다. 좋은 스타트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당당한 발걸음! 또 만나는 어마어마한 꾸밈 집 할머니도 반갑게 맞아주셨다. 여전히 제대로 꾸며놓으신 이 집! 몇 장 남겼다. 슬슬 몸이 풀리고 있는 우리 거미 소년.




이제는 동생 손을 잡고 둘이 노크를 했다. ‘트릭 오어 트리트’, '해피 할로윈'을 외치며 캔디를 수집했다. ‘음… 나쁘지 않군’ 현재 상황을 체크해보기도 하고. 두 어린 ‘캔디 수집단’은 그 이후 모든 집을 자신 있게 휩쓸고 다녔다. (참고로 동생은 밴드 퀸의 전설적인 보컬 ‘프레디 머큐리’로 완벽 분장했다. 하하.)



이제 마지막 남은 끝판왕 집.



작년보다 더 무서워졌다. 어쩐 일인지 아들은 당당하게 혼자 다가갔다. 한 살 더 형님이 돼서 그랬는지, 캔디에 대한 열망이 공포를 눌렀는지 대단했다. 사탕을 받자마자 무시무시한 현장을 뒤도 안 돌아보고 뛰쳐나왔다. ‘캔디 수집단’ 임무 완료!




할로윈 종료


약 1시간을 반짝 즐기고 나자 빗방울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더 가고 싶은 곳이 있었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바로 집으로 향했고, 안전하게 들어서는 순간부터 강풍과 폭우가 다시 몰아쳤다. 정말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하루 중 아주 잠깐 평온했던 짧은 순간에 절묘하게 즐기고 돌아왔다. 하늘이 도운 덕분에 아이와 우리 모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할로윈이 좋은 건 끝나고 나면 바로 찾아오는 연말의 들뜬 분위기다. 어둡고 무서운 장식이 다음날부터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불빛으로 변한다. 이곳의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좋다.




한 해 뒤 할로윈 맛보기




첫 할로윈의 풍경 


* 아빠로서 아들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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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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