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사랑의 종말

아무리 달라도 딱 세 번만

by 초록Joon

그는 아침에 일어나기도 전에 불안하다. 다시 새벽으로, 더 깊은 밤으로 도망가고 싶은 그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날이 밝고 만다. 오늘은 그녀와의 마지막으로 예정된 만남이 있는 날이다. 내일부터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다시는 못 볼 수도 있고, 어쩌면 한 번 더 만날 수도 있다. 그녀를 향한 변함없는 그의 마음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오로지 그녀의 선택에 달렸다. 그는 처음에도 믿을 수 없었고, 지금도 믿을 수가 없다. 그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거짓 같았다면, 벌써 세 번째 데이트라는 게 농담 같았다. 내일 바로 세상이 끝나도 상관없다던 첫날 아침의 마음은 이제 그에게 찾아볼 수 없다. 오직 기댈 곳 없는 숱한 욕망만 온몸을 쏘다닌다. '제발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길, 제발.' 그의 머릿속은 이것 말고는 텅 비어 있다. 최초의 감사와 만족은 사라진 지 오래. 다음이 꼭 있어야만 한다는 강박에 온몸이 녹아내린다.


원래 그녀는 그와 다른 세상에 살았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둘은 만날 수 없었다. 그녀는 90점 이상만 존재하는 S 등급 지역, 그는 50점 미만이 모여 있는 D 등급 지역에 각각 지내고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평생 볼 일이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2등급 이상 차이 나는 커플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식당에서든 가게에서든 함께 있기만 해도 바로 신고되어 격리되었다. 주고받는 연락도 빠짐없이 감시받았고 곧 차단되었다.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숨어 살 게 아니라면 잘못된 연인은 애초에 시작할 수 없었다. 미혼 남녀에게 붙은 점수와 등급은 계급과 같았다. 위치한 층이 다르면 쳐다볼 수도 어울릴 수도 없는. 사회가 정한 이상 누구도 어기려 들지 않았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투명한 유리벽이 눈에 보이듯 선명하고 단단하게 구분하고 있었다. 마치 서로 다른 종 간의 접촉을 막으려는 듯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냉소자의 달콤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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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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