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 성으로 살 기회

딱 한 번 바꿀 수 있다면

by 초록Joon

"바꿀 거야 말 거야? 시기는 다가오는데 마음을 못 정해서 죽겠네. 좋은 기회인 건 알겠는데 중대한 선택을 개인에게 맡겨두니 너무 부담이야. 이게 뭐 짜장면 또는 짬뽕도 아니고. 어쨌든 한 번 정하면 평생을 가는 거니까 마음이 복잡해. 요즘엔 죄다 이 이야기하느라 난리야. 만나면 인사가 뭐로 정했냐고 묻는다고. 다들 죽을 맛인 거지. 인생에 다시없는 찬스지만 고르긴 정말 어려우니. 차라리 이미 정한 어른들이 부럽다니까. 어쨌든 더 이상 고민 없이 쭉 살면 되니까. 바꿀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은 어릴 적엔 미처 몰랐네. 그때만 해도 빨리 차례가 오길 바랐거든. 이때쯤이면 명확히 가고 싶은 길을 정했을 줄 알았지. 근데 막상 결정하려고 하니 머리가 하얘지고 손발이 떨리고 온몸에 땀이 나고 멍해지네. 오죽 답답하면 입 무거운 너를 불러냈겠어. 오늘은 단둘이니까 가진 생각 좀 풀어놔 봐. 막막한 마음을 좀 달래주렴, 친구야."


"흐흐. 내가 집에 틀어박혀서 고민하는 걸 어찌 알았지? 하긴 내가 아니더라도 지금 아무 고민이 없는 게 이상하지.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니 쉬운 일은 아니야. 만약에 바꾼다면 말 그대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건데. 아기로 태어나서 천천히 배우는 게 아니라 다 커버린 어른 아이가 되어 하나씩 더듬거리며 터득하겠지. 그걸 원하고 즐기는 사람에겐 흥미진진한 도전일 수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은 쉽게 변신하기 어려울 거야. 그렇다고 제자리에 남는 건 그것대로 괴로워. 원래대로 유지하면 반대로 살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평생 안고 살 거라고.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후회, '아, 그때 해볼걸.' 중 최고봉일 테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실 이래도 저래도 깔끔하게 물러서긴 어려울 거야. 네 말마따나 이게 이번엔 이거 먹고 다음엔 저거 먹어야지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니까."


"겨울에 눈 내리는 뻔한 이야긴 그만해라. 그래서 넌 어떻게 하기로 했는데? 최소한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알려줘 봐. 참고 좀 하게, 딱 참고만. 요즘 생전 없던 두통을 달고 산다니까. 앞으로 여자로 살 거냐, 남자로 살 거냐만 떠올리면 아주 지끈지끈해. 차라리 중성화 옵션이 있으면 진지하게 고려해 보고 싶다니까. 성을 바꿀 기회를 준다는 건 엄청난 혜택 같지만 따지고 보면 형벌에 가까워. 그냥 예전처럼 태어난 대로 끝까지 살면 아무 걱정이 없을 텐데. 누리는 것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는 지루한 말은 굳이 안 해도 되고. 나도 잘 알고 있어. 이런 기회를 가질래 말래라고 하면 아쉬워서 일단 받아들일 게 뻔하지. 아예 없는 자유보다는 힘든 자유가 나으니까. 자, 그러니까 친구야 우린 어쩌면 좋겠니. 남자냐 여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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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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