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보다 당첨되기 어려운
OOO 님의 직업은 <의사>입니다.
망했다. 다른 좋은 일이 그렇게나 많은데 의사라니. 앞으로 5년, 아니 준비 기간까지 수년은 더 나 죽었다 하고 살겠구나. 제발 '사'자는 들어가지 않게 해달라고 몇 날 며칠을 빌었는데 결국 이렇게 돼버렸다. 사람 생명을 다루는 보람된 일인 건 알지만, 난 공사장에서 몸으로 부대끼는 스타일이다. 지금 하는 건축 현장 노동자가 적성에 딱 맞다. 땀 흘리면서 손으로 직접 만지며 이루어 가는 걸 지켜보는 게 어쩜 그렇게 재미있는지. 햇빛도 못 보는 진료실에 처박힐 생각을 하니 벌써 좀이 쑤신다. 처음엔 남보다 직업 추첨 운이 좋은 편이었는데, 벌써 다 썼는지 제일 피하고 싶은 직업 1순위가 나와버렸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한숨 좀 쉬시겠는데.
'모든 노동은 신성하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엄연히 존재하던 직업의 귀천을 없애기 위해 사회가 애를 써왔다.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추울 때 추운 곳에서 일하면 밑바닥 신세라는, 암암리에 깔린 나쁜 인식을 걷어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단지 직업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존중받고 누군가는 멸시받는 분위기는 분명히 잘못된 게 맞았다. 똑같이 각각의 자리에서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한다는 가치에 집중했다. 가장 먼저 부딪힌 과제는 몸 쓰는 일에 대한 편견이었다. 머리와 펜을 굴리면 더 중요하고 고귀하다는 선입관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행여나 몸을 움직여 땀이라도 조금 나면, 바로 얕잡아 보았고 존재 자체까지 폄하 당하기 일쑤였다. 말로는 평등하다면서 하는 일로 차별이 벌어지는 추악한 상황. 더 이상 인간적이지 못한 분열을 방치할 수 없는 세상은 뿌리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