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말고 도덕, 윤리
"이거 꿈 맞지? 수능이 100일 앞인데 하루아침에 시험 과목이 바뀌다니 말도 안 되잖아!"
방금 확인한 뉴스를 보고 터져 나온 울음 섞인 절규. 오늘도 어제처럼 짜인 계획에 따라 공부를 하던 참이었다. 중요한 소식이라고 빗발치는 친구 녀석들 연락으로 하릴없이 인터넷 창을 열었더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도대체 이건 뭐 하자는 걸까. 가뜩이나 어른들 마음대로 만들어 놓은 세상에 맞춰 살기 위해 억지로 입시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이번엔 또 왜 이러는 거냐고. 직접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자기들 입맛대로 이랬다저랬다. 공부로 점수 따서 대학가라고 해서 순순히 따라줬더니 이제 와서 딴소리라니. 아니, 이건 완전 헛소리잖아!
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고3이다. 지난 학창 시절은 모두 지금을 위해 설계되었다. 쌓아온 내신, 수행평가, 봉사활동, 대외활동까지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제 남은 건 대망의 수능뿐이다. 언제부터 시작된 시험인지는 모르겠지만, 온 나라가 그날이 되면 긴장에 빠진다. 관련된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이미 지나온 어른도 수험생을 위해 하루를 조용하게 보내준다. 청춘을 찍어 누르며 놀고 싶고 쉬고 싶어도 참았다. 오로지 이날만을 위해 실력을 갈고닦았다. 모을 수 있는 정보와 다닐 수 있는 학원을 모두 섭렵했다. 날 위한 입시 전략은 완벽해 보였다. 남은 기간 집중해서 큰 실수만 없으면 남들 부러워할 좋은 대학에 들어갈 게 확실했다. 계획엔 빈틈이 없었다. 어제까지는.
일단 수학능력시험이 사라졌다.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