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아 마땅한 악플러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시간 이후 모든 댓글은 실명으로만 이루어집니다.
어제저녁 7시 대통령 긴급 담화로 발표된 <댓글 실명제>는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긴급명령으로 내린 이 같은 조치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취임 후 제일 먼저 이를 위한 비밀조직을 만들어 극비리에 추진해왔다고 전합니다. 담당자들은 해외 파견 명목으로 출국 후 몰래 귀국해 숨겨진 공간에서 일을 진행했습니다. 가까운 이에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처사였다고 합니다. 밖으로 새어 나가면 반대 여론이 들끓어 신속한 개혁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곳곳에 뿌려져 있는 검은 악플의 작성자가 향후에 밝혀질 이름이 두려워 과거의 어두운 행적을 지우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전 기록과 앞으로의 활동 모두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그대로 남게 됩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의 본명이 밝혀지는 지금 이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그야말로 실망의 도가니입니다. 가면 뒤에 숨어있던 정체가 드러나자 얼굴 들고 다닐 수 없는 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반대 정치세력을 깎아내리기 위해 쉬지 않고 상스러운 말로 막무가내 도배를 하던 사람, 특정 연예인을 집중해서 인신공격하던 사람, 온갖 성적 비하 발언과 욕설을 끊임없이 쏟아내던 사람, 생각이 다른 사람을 끝까지 쫓아다니며 스토킹하던 사람까지. 가까이 지내던 이웃들이 벌려온 온라인 세상의 창피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으로 밖에 나서지 못하고 학교와 직장에 무단으로 빠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다 우린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요.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