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멋모르고 외웠던 소설의 5단계가 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급한 성격 탓에 결말만 궁금했다. 앞에서 무슨 난리를 치더라도 결국 마지막만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섰다. 처음부터 나아가며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저 끝만 찾았다. 결말을 알고 나면 후련해지기도 하고, 충격으로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때까지도 마지막에 쓰인 내용 때문이겠거니 했다. 내 이야기를 늘어놓고 보니 이제야 알았다. 결말은 그 전까지의 단계가 있었기에 의미를 가졌다. 결말만 남겨놓은 지금이 그렇다. 어떤 이야기가 뒤에 와도 충분한 감동을 줄 거라 믿는다.
뒤돌아보기는 끝났다. 덕분에 확실해진 게 두 가지 있다. 먼저 빠짐없이 살펴본 만큼 어떤 길로 가더라도 후회는 없다. 갑자기 무언가 떠올라 ‘아, 맞다. 이런 것도 있었는데.......’라고 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남아있지 않고 떠오르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서다. 나머지는 더 이상 억지로 질질 끌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내 마음은 내가 판단해서 하고 싶은 것을 행동으로 옮긴다. 남은 생은 그렇게 살기로 했다.
돌아보니 스스로 살아온 시간만 진짜였다. 가짜를 경험하는 건 이미 충분하다. 남은 것은 어제가 아닌 오늘과 내일이다. 어떤 소설보다도 이번만큼 결말이 기대된 적은 없었다. 눈앞에 놓인 새하얀 다음이 막막함이 아닌 호기심으로 빛난다. 오늘부터가 모두 결말이다. 어떤 지난날보다도 흥미진진할 것을 믿으며.
* 어떤 소설보다도 기대되는 내 인생의 결말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곧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