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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18. 2020

집돌이에서 바깥돌이로 변신?!

마실과 외가댁 외박

아들의 세상이 조금씩 넓어져 갔던 그때.

굴렁쇠에서 친구들, 선생님과 한밤을 보내며 터전살이도 하고 친구, 형님네 마실 가서 놀며 지내기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서 엄마 아빠 없이 자고 오기도 했다.


지금도 학교라는 곳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마 점점 더 우리와 집보다는 자신의 공간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지금의 나처럼 아주 독립적인 생활을 언젠가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잘하지 못하면서 남에게만 바라는 못된 마음으로 바라보자면... 아들은 나보다는 훨씬 많이 아빠 엄마에게 연락도 자주 하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고, 어쩌면 불가능할 것이다. 내가 부모님께 그러지 않는다는 것을 아들이 보고 배울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나는 바뀌기 싫고 내 자식에게만 바라는 마음인데 잘 될 리가 없다. 그저 자식 사랑은 내리사랑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넘어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 부모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말이다.






20170707


공동육아 어린이집 생활에서는 ‘마실'이라는 특별한 문화가 있다. 다른 집에 초대받고 방문해서 친목을 다지는 것이다.


우리는 신입 조합원 가구여서 후원해주는 가구도 있는데, 얼마 전에 마실 초대를 받아서 저녁식사 대접을 받았다. 우리 가족 외에도 몇몇 집들이 같이 방문해서 아마들과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외곽에 있는 전원주택이었는데, 아이들은 잔디 마당에서 놀고 많은 장난감과 놀거리 안에서 정신없이 놀았다.


우리 준영이는 원래 어린이집에서도 그렇게 노는지, 혼자서 조용히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책을 읽으면서 놀았다. 다른 아마(아빠 엄마)들이 준영이는 차분히 놀아서 좋겠다며 했지만, 집에서는 마냥 얌전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저 웃음만. 하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맛난 것도 많이 먹고 돌아왔다.


그리고 외박을 경험한 준영이를 외가댁에 맡겨보려고 일주일 정도 사전 작업을 통해 약속을 받아내었다! 금요일 오후 픽업을 장인 장모님께서 해주신 뒤, 바로 처갓댁으로 데려가셨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새로 온 아기 고양이 2마리 때문인지 할머니 할아버지와 노느라 그랬는지 정말 한 번도 아빠 엄마를 안 찾고 잘 놀다 잠들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는 영화도 보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점심에 찾아가니 여전히 신나게 놀고 있었다. 살짝 서운하면서도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도 한 번 더 외가댁으로 향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미 가있을 것이다.

고양이가 보고 싶은지 주중에도 계속 가고 싶다고 해서 가는 것으로 약속하였다.


이러다가 매주 간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하.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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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준비 끝, 나가자!" / 아기 고양이들과의 좋았던 한 때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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