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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20. 2020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과 가장 어려운 것

혼자서 유치 예배 + 잘한다 칭찬

지금도 아들은 내가 무언가 하면 유심히 지켜보고 본인 마음에 들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곤 기억해 두었다가 따라 하곤 한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가까이 있는 부모가 끼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한 것임을 깜빡할 틈 없이 자각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말도 안 되는 언행을 하는 나를 볼 때면 더욱 어이가 없기도 하다.


아이들은 정말 스펀지다. 주변의 모든 것들을 거침없이 빨아들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것이 우리의 시선으로 볼 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가치 판단 없이 받아들이다. 특히 그것이 아빠와 엄마에게로부터 온 것이라면 ‘그것이 옳다, 따라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흡수하기 마련이다.


내가 아이에게 바라는 모습이 있다면, 어떻게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내가 그렇게 살아가고 보여주는 방법 외에는 사실 없다.


아이가 책을 읽었으면 한다면 내가 책을 읽으며 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아이가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안 내었으면 한다면 내가 그렇게 하면 된다.


정말 쉬운 원리지만 아마 모르는 이는 없을 테지만 정말 어렵다. 그 실천을 해나가기가 정말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어쩌면 잔소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그 잔소리를 내가 행동으로 옮기는 것 같다.





20170711


지난주일에 파랑(와이프)이 다리를 다쳐서 깁스를 하게 돼서 이번 주일에는 준영이랑 나랑 둘이 예배를 가게 되었다. 원래는 준영이랑 파랑이 유치 예배를 같이 드리고 내가 아동부 예배에서 봉사(교사)를 한다.


이번에는 준영이를 유치부에 맡기고 혼자 예배드리기를 시도했다. 유치부 선생님께는 아빠 찾으면 바로 불러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아동부로 왔다.


계속 신경이 쓰였으나, 찾는 이가 없어서 잘 지내나 보다 하고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공지사항을 전달할 무렵 밖에서 ‘아빠~ 아빠~'하는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나가보니, 역시나 준영이가 선생님 품에 안겨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ㅡㅜ


예배 잘 드리다가, 공과공부시간이 돼서 자리를 옮기다 보니 아빠 없는 게 생각이 나서 그랬는지 다급히 찾았다고 하셨다. 대견하다고 안아주면서 칭찬해주었고, 나머지 시간은 아빠랑 같이 가서 보내자고 함께 유치부로 가서 마무리하고 나왔다. 앞으로도 혼자 드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요즘 혼자서도 할 줄 아는 게 많아져서 부쩍 큰 게 느껴진다.


아, 교회 왔다 갔다 하는 길에 준영이가 아빠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_^


뒷좌석에서 운전하는 나를 보며 "아빠는 운전 잘한다~"라고 했고,

내가 아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자 “아빠는 노래 잘한다~”라고 했다.


어릴 때는 엄마/아빠가 제일 멋져 보이나 보다.


준영이의 칭찬에 고맙다고 말해 주고는, 아주 기분 좋게 요즘 빠져있는 ‘울퉁불퉁 토마토’ 노래를 3번 연속으로 같이 부르면서 집으로 왔다. 하하.


* 아빠로서 모자라고 부족한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공동육아 어린이집과의 인연은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육아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은 '공동육아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을 전 소중하게 여깁니다. 처음 아빠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고 돌아보게 만든 그곳이 그렇습니다.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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