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글이 그대만을 위해 쓰였다
밤잠을 설치게 한 당신의 꿈도
올해는 흘려보내기 싫다던 당신의 빽빽한 일정도
시간은 엇박자로 흘렀다
남들은 엉망진창이라며 버린 것을
한마디 한마디 곱게 주워 내일을 그리고 있었다
내일은 낫겠지.
노을이 질 때 반대편에서 다른 해가 뜨겠지
마치 캄캄한 고래의 뱃속을 탐험하는 사람이었다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방향도 알 수는 없으나
어차피 가만있으면 나는 퇴적될 것을 알기에
지금의 우리는 아직도 엇박자인가
며칠 묵은 지로는 여전히 아귀를 벌리며 뒤를 쫓는가
그 뱃속도 나는 그대와 함께여서 좋았다
혼자 서면 어둠은 금방 사라지지만
그대의 손을 놓칠까 두려워 내 눈 내 귀 다 가리며 이곳 한 중앙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