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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인말러 Dec 07. 2020

고래 뱃속


나의 모든 글이 그대만을 위해 쓰였다

밤잠을 설치게 한 당신의 꿈도

올해는 흘려보내기 싫다던 당신의 빽빽한 일정도


시간은 엇박자로 흘렀다

남들은 엉망진창이라며 버린 것을

한마디 한마디 곱게 주워 내일을 그리고 있었다


내일은 낫겠지.

노을이 질 때 반대편에서 다른 해가 뜨겠지


마치 캄캄한 고래의 뱃속을 탐험하는 사람이었다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방향도 알 수는 없으나

어차피 가만있으면 나는 퇴적될 것을 알기에


지금의 우리는 아직도 엇박자인가

며칠 묵은 지로는 여전히 아귀를 벌리며 뒤를 쫓는가


그 뱃속도 나는 그대와 함께여서 좋았다

혼자 서면 어둠은 금방 사라지지만

그대의 손을 놓칠까 두려워 내 눈 내 귀 다 가리며 이곳 한 중앙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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