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배추 Dec 09. 2023

쑥떡 말고 쑥빵 어떠세요?

바나나를 이용한 베이킹레시피(4)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결국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상상과 이야기들을 글로 표현해 내는 것이니깐요. 그래서 아무리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화자의 뇌를 한번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너무 다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게 비단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사람마다 입맛이 정말 다르잖아요. 그래서 내가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저 사람에게는 별로일 때도 있고, 나랑 정말 입맛 안 맞는 저 사람의 최애음식이 나에게도 초특급 최애음식이 되기도 하니 세상이, 아니 사람 입맛이 요지경입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만든 건강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면 뭔가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리네요. 빨리 공유하고 싶다가도 내 입맛에는 맞았는데 안 맞으면 어쩌나 하고 소심한 마음이 되기도 해요ㅎ너무 복잡한 생각일까요? 아무래도 독감으로 시작된 주말이라 그런지 조금 더 여유가 없어진 제 마음을 이렇게 확인해 봅니다.


사실 전 건강이 무척 안 좋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냥 이야기로 들었을 때와 실제로 경험하는 건 어찌나 다른지, 병원에서 통보받고 앉아있을 때는 손안에 움켜잡았던 모든 모래들이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이라 건강식에 좀 집착하는 편입니다. 물론 정신 나간 집착 말고 적당한 집착이요. (그렇게 믿습니다ㅋㅋ) 그래서 건강식만을 먹진 않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일탈이 필요하더라고요. 무조건 건강식만 먹어야지 하고 생각하면 그날부터 초콜릿이 더 크게 보이고, 과자가 더욱 영롱해지고 말아 이제는 적당히 초콜릿도 먹고, 피자도 먹습니다. 대신 금세 자중을 하며 다시 건강식으로 돌아오는 여행자의 왕복티켓처럼 리턴해 돌아옵니다.


최근에는 빵순이인 저 자신을 위해서 건강빵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 날은 이상하게 쑥가루를 쓰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물론 겨울에는 시나몬가루가 정말 제격이긴 한데, 뭔가 동양식 시나몬가루하면 쑥가루스럽잖아요. 혹시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요?ㅎㅎ하여간 쑥라테를 해 먹겠다면서 사버린 쑥가루가 은근히 줄어들지 않아서 고민인터에, 마음에 드는 베이킹레시피가 있어서 조금 응용한 쑥레시피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힘들게 번 돈으로 산 재료를 쓰레기통에 넣는 일은 정말이지 기분이 별로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집에 쌓아둔 쑥가루를 활용하게 되어 뿌듯하네요. 아이들 입맛에 맞는 빵은 아니지만, 건강 좀 생각한다는 어른이 따뜻한 차랑 먹기에는 심심한 듯 참 좋으니 한번 해보세요. 굉장히 간단해요!


재료

작은 바나나 1개

계란 3개

쑥가루 35그램

아몬드가루 55그램

 견과류 2 봉지

베이킹파우더 1/2 티스푼


1. 바나나를 으깨고 모든 재료를 넣어 적당히 섞어준 다음에, 오븐 180도 20분에 두면 적당히 잘 익습니다.

언제나처럼, 젓가락으로 빵의 옆구리를 쿡 찔렀을 때 묻어 나오지 않으면 잘 구우신 거예요.


쑥빵 맛있어 보이지요? 두부로 만든 크림에 쓱쓱 발라먹으면 천상의 맛일 것 같은데, 게으름병말기인 저는 여기까지만 하고서는 커피와 함께 먹었습니다. 매우 심심하지만, 쑥향기가 느껴져서 전 좋던데, 여러분은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굽기 전에만 찍은 나란 바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