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맞는 것, 틀리는 것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고, 그 상황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아는 사람 중에 코인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처음 그 회사를 들어갔을 때에는 좋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갈 만한 곳인지 의문스러웠다. 한창 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잠시 떨어진 터라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뒤로 코인은 다시 비상하였고, 지금은 업계에서도 대단한 사람이 되었다. 몇 년 전에는 분명 무모한 결정이었던 것이 이제는 과감한 결단력처럼 보인다. 밖에서 보면 코인이 올라가서 모든 걸 가지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그 자리까지 올라가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도 결과만 보게 된다.
내가 이직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직을 하면 좋은 점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전 직장의 장점과 단점이 딱 반대되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다. 생각보다 융통성도 없었는 데다가 이전 직장과는 다른 문화로 조금 어려웠기에 그 당시 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휴직이 어느 정도 자유롭고, 업무시간의 유연성도 만족스럽게 지켜지고 있어 아직까지도 직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럼,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은 건가? 아니면 그냥 이 세상에는 마냥 좋은 것도, 마냥 나쁜 것도 없는 것인가.
아무래도 후자일 테다. 상황은 항상 변화한다. 문제는 살아가면서 이 모든 상황이 곧 변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내가 지나온 3년의 과거가 앞으로도 평생 지속될 것처럼, 지금 알고 있는 협소한 지식 안에서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미래를 점치곤 한다. 유연하게 사고하며 내가 틀릴 수 있음과 그것에 대한 보호막을 항상 준비하고 싶은데, 자꾸만 현재가 지속될 것 같은 망각에 사로잡힌다.
어쩌면 쉬운 길을 찾아가고자 하는 사람이기에 그럴 수도 있고, 복잡한 것을 이해하기에는 내가 가진 지식이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한번 다짐한다. 겸손해야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