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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배추 Jun 13. 2024

백일동안 매일 쓰는 일기

48. 쏟아지는 잠

자도 자도 졸린 게 내 몸 어디선가 잠이 빠져나가는 구멍이 생긴 게 틀림없다. 그 구멍을 어떻게든 꿰매어보려고 이리저리 찾아보았지만 그 구멍은 찾을 수가 없다. 잠구멍은 언제부터 이렇게 듬성듬성 커진 것일까? 어쩌면 어디선가 두꺼비를 구해다가 그 구멍을 메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잠 하니 생각나는 건 다름 아닌 내 작은 친구이다. 그는 신생아 때부터 잠을 자지 않았다. 갓 태어난 아이가 뭐가 그리 언짢은지 목청 높게 울기만 했다. 보통 신생아는 20시간씩 잔다던데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서는 나를 쳐다볼 때는 나도 모르게 한기를 느꼈다. 병원에 가서 물어본 적이 있다.


“잠을 안 자는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요? “

“몸은 괜찮아요. 아마 고등학생 때 몰아자려나보죠. “


그 당시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방귀인지 알 수가 없었는데, 그 말의 효력은 나에게 떨어진 것인지 나는 요즘 신생아처럼 잔다. 그런데 잠이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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