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트로 나도 오오타니처럼 계획

작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나의 만다라트

by 남배추

어렸을 때는 막연히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하루 먹고 하루 사는 집에서 한 달 뒤의 월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싶었죠. 어린 시절 꿈은 단순히 회사에 들어가서 과장이 되는 것이었고, 사람들은 꿈꾼 대로 산다는 것이 맞는지 저는 지금도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헛헛하더라고요. 친정에서는 제가 먹고 살만 하니깐 머리에 똥이 가득 찬 거라고 했습니다. 6.25 시절, 피난민들이 모인 고개에서 사람들은 하루 먹고 하루를 살아야 했기 때문에 전쟁 당시에는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는데, 진짜 그런 것이었을까요?


하지만 먹고 살만 해져서야 먹고사는 게 다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더라고요. 메슬로우의 욕구의 가장 하위단계에서 이제야 벗어났고, 한참 나이가 먹은 뒤에나 탈출가능했던 탓에 이런 혼란스러움을 더 느꼈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글로 벌어먹고 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며 이리저리 떠들고 다녔습니다. 분명 회사를 다니기 싫은 마음이 컸을 것입니다. 왜냐면 글을 안 쓰면 미칠 것 같지도 않더라고요. 물론 글을 쓰고 나면 행복하지만요. 건강 상의 이유로 지구의 바닥까지 내려앉았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모든 것을 제쳐두고서라도 어딘가의 정점에 우뚝 서고자하는 욕구가 사그라들었습니다. 평온해지고 싶었어요. 물론 대가 없는 성공은 하고 싶죠. 도둑놈 심보처엄 노력 없이 얼떨결에 부자가 되길 지금도 희망하지만, 머릿속으로 열망한다한들 그냥 이루어지는 법은 없으니 저 스스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허송세월을 보내며, 자기 계발도서를 굉장히 많이 읽었습니다. 글을 쓰라고 해서 매일 글을 써보았고, 명상을 하고 좋은 음식을 먹었어요. 이게 과연 효과 있을까 싶었는데, 조금씩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긴 하더라고요. 어두웠던 삶이 조금 더 밝아짐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곳저곳에서 오오타니 선수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야구선수라고 했습니다. 얼굴도 굉장히 멀끔하게 생겼는데, 그 생김새가 호날두처럼 힘이 들어간 모습이 아닌 순딩 순딩한 고등학생의 얼굴이라서 더 놀랬습니다. 야구를 엄청 잘해서 굉장한 금액으로 활동 중이라고 했는데, 야구를 잘한다는 사실보다 그가 가진 부가 부러웠습니다. 일본인친구는 뉴욕 메츠와 오오타니선수의 매칭경기를 보러 갔다가, 일본 TV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 그녀의 아이가 오오타니선수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로 "나랑 결혼해 주세요."를 외치더군요. 궁금했습니다. 그동안 얼굴만 알았는데,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결혼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요.

출처: https://www.foxsports.com/mlb/shohei-ohtani-player

생각한 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얼굴이 귀여운데 키까지 커서 대단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만다라트를 작성하고, 그걸 매일 꾸준히 실천해 나갔다는 점이 존경스러웠어요. 인생에 있어서 목표를 잡고, 그것을 위해 9가지의 덕목을 정하고서 어떻게 실천할지 계획하고 실행한 오오타니. 오오타니의 팬은 아니었지만 만다라트때문에 그가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만다라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너무 먼 미래까지는 생각하기 어려웠고, ’ 멋진 50대‘가 되는 걸 목표로 잡아보았지요. 9가지 덕목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지치고 게을렀기 때문에 4가지로 압축해 보았더니 이런 표가 나오더군요.

오오타니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나답게 살 수 있는 나만의 만다라트.


구덩이에 빠졌을 때 중요한 건 구덩이에 빠져서 자신이 왜 빠졌나 이유’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그 구덩이를 조금씩 메워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 구덩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와 내 주변의 안위가 중요한 법이죠. 합법적이고 건강한 틀 안에서 구덩이를 빠져나와 따뜻한 햇볕아래에서 봄을 즐기기 위한 방법, 그것이 나의 만다라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